미국의 8월 실업률이 5.1%를 기록, 연방준비제도(Fed)가 현 시점에서 완전고용으로 간주하는 수준(5.0~5.2%)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창출은 17만3000개에 그쳐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때문에 이번 고용지표를 본 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Fed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미 노동부는 4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8월 고용지표를 발표했다. 8월 실업률 5.1%는 2008년4월 이후 최저치다. Fed로선 적어도 지표상으론 양대 목표 중 하나인 완전고용을 달성한 셈이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투자 전문가를 인용해 “실업률을 끌어내릴 만큼 고용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이 뚜렷해졌다“고 평가했다.
시간당 임금도 증가했다. 전달보다 0.3% 올랐다. 전년 동월에 비해선 2.2% 상승해 7월(2.1%)보다 높아졌다. 고용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임금이 올라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실업률 하락과 임금 상승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달 16~17일 열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명분이 될 수 있다. 고용시장이 타이트해지면서 임금이 오르고, 이것이 인플레를 밀어올리는 것은 Fed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그 조각이 완전히 맞춰지지 않았다. 신규 고용 때문이다. 8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창출은 시장 예상은 물론 올해 평균치(21만1000개)에 크게 못 미쳤다. 블룸버그 조사에서는 22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됐다. 대개 월간 신규 고용 건수는 추후 발표에서 상향 조정된다. 그런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17만3000개는 상당히 적은 수치다. 미국 경제가 한 달간 만들어낸 일자리 수가 20만 개를 밑돈 것은 지난 4월 이후 넉 달 만이다. 특히 미국 경제의 심장인 제조업에서 1만7000개가 감소한 것은 좋지 않은 신호다. 무디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표 발표 직전 마켓워치에 “신규 고용이 20만 명을 밑돌면 FOMC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ed는 지난 7월 FOMC 회의 뒤 성명에서 “금리인상 전에 고용시장 상황이 ‘좀 더’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실업률 5.1%와 신규 고용 17만3000개라는 대비되는 지표는 Fed가 금리 인상 버튼을 누를 만큼 충분한 것일까. 스탠다드차티드 은행의 토머스 코스테르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지표 발표에 앞서 로이터에 “최근의 시장 소요를 감안하면 Fed가 금리를 올리기 위해선 '매우 견고한 고용 지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고용 지표는 그의 말에 빚대면 매우 견고한 고용지표는 아닌 셈이다. 때문에 '꿈의 실업률’과 '저조한 고용창출'이라는 상반된 성적표를 받아든 Fed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i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