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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 칼럼

인공지능 ‘수퍼폰’이 예고하는 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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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켈빈 딩
한국화웨이 대표

지난 7월 열린 ‘MWC 상하이 2015’에서는 미래의 스마트폰 전망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 세계 모바일·통신업계 선두주자들이 스마트 기기의 발전 방향과 전망을 공유한 가운데 화웨이는 2020년 차세대 휴대폰인 ‘수퍼폰(Superphone)’이 등장해 우리 삶에 대변혁을 일으킬 것을 예고했다.

 ‘휴대전화 혁명’은 12년을 주기로 인간과 기기 간의 관계가 변화하는 방식으로 진화해왔다. 1995년 모토로라의 1세대 피처폰의 등장은 음성통화 중심이었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도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매우 획기적이었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하고, 2008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휴대전화의 개념을 한 차원 발전시킨 IT 혁명을 이끌었다.

 화웨이가 정의하는 ‘수퍼폰’은 사용자의 행동이나 습관을 기억하고, 취향과 선호를 이해하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휴대전화를 뜻한다. 마치 애니메이션 ‘빅히어로’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로봇 ‘베이맥스’가 주변 환경을 바탕으로 주인공 ‘히로’의 감정과 신체상태를 파악하고 돌보는 것처럼 인간과 주변 환경을 완전히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가족 혹은 친구 같은 존재인 것이다.

 ‘수퍼폰’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바로 ‘센서’이다. 현재 센서는 스마트 기기를 포함한 거의 모든 분야에 사용되고 있으며, 최고의 감각 기계인 인간을 흉내내기 시작하고 있다. 센서 기술이 점차 발전함에 따라 스마트폰의 인지능력이 끊임없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되며, 스마트폰 화면에 보이는 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해주는 미각 센서까지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퍼폰’을 완성하기 위한 또 하나의 필수요소는 사물인터넷(IoT)이다. 개미·벌 같은 사회성 곤충들은 각각의 개체로 보면 지능도 낮고 하는 일도 매우 단순하지만, 각자의 역할과 행동양식으로 연결된 집단의 위력은 절대적이다. 이처럼 ‘수퍼폰’을 통해 각 개인의 데이터가 유기적으로 수집되고 모든 인간과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면서 지능적이고 직관적인 거대한 인프라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폰’은 또한 인간과 환경의 변화를 기록하는 자기학습 능력을 지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증강현실 기술과 결합된 ‘수퍼폰’은 시공간의 제약 없이 현실세계를 가상의 환경에서 구현해낼 것이다.

 스마트폰부터 커넥티드카, 웨어러블, 스마트 시티에 이르기까지 모바일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하며 인간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수퍼폰’은 인간과 디바이스 간의 동기화가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재정의하는 것으로, 미래에 또 다른 거대한 산업을 창출해 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퍼폰이 어떤 모습으로 우리게에 다가올지에 대한 기대가 크지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플랫폼 파트너들간의 긴밀한 협력과 노력이 이뤄져야만 점점 더 복잡해지는 모바일 생태계에서 바른 방향의 혁신을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이다. 5년 후 ‘수퍼폰’이 여는 우리의 삶을 미리 그려보자.

켈빈 딩 한국화웨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