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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고수의 검은 가벼움 속에 무거움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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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결승 2국>
○·탕웨이싱 9단 ●·김지석 9단

제6보(45~59)=바둑이란 승부에서는 판을 넓게 보고 멀리 내다보는 ‘대세관(大勢觀)’이 특히, 중요하다. 망망대해를 보는 것 같은 초반의 수읽기는 그런 안목에서 출발한다.

 탕웨이싱이, 숙고하다가 한눈에 보이는 백A의 도전을 외면한 데는 그 여파가 차후 흑B의 침입까지 미친다는 것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나는 길에 하나 던져두려던 46은 실착. 흑C로 받아주었으면 적절한 활용이 되었겠으나 47로 뛰는 바람에 헛발질을 한 꼴이 돼버렸다.

 원래는(백46, 흑C로 된다면), 상변 48의 침입과 타개의 과정에서 좌변 흑 일단을 공격하는 구도를 끌어내고 그때 이 교환의 역할을 기대한 것인데 47이 그런 구상의 허를 찌른 것이다.

 49가 최강의 압박인데 바로 밀어올린 50은 좀 무거웠다. 날일자로 가볍게 빠져나왔어야 했다는 게 검토진의 견해. 51, 53이 그런 상대의 둔중함을 추궁하는 연타였다. 김지석의 검이 빠르고 날카롭기만 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고수의 검은 가벼움 속에 중검( 重劍)의 묘리를 담는 법.

 55로 들여다볼 때 56으로 하나 끊어두고 58로 흑 1점을 잡은 일련의 수순은 뭘까. ‘참고도’를 예상하던 검토진이 일제히 놀란다. 59가 너무 크잖아!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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