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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클립] Special Knowledge <584> 생태관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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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황수연 기자

생태관광의 효시는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멕시코 정부가 홍학 3만 마리가 사는 유카탄 반도 북부의 셀레스툰강 하구 일대를 개발하겠다고 나서 논란이 일었는데요. 이때 자연을 보전하면서도 사회·경제적 이익을 낼 수 있단 의미로 등장한 용어가 생태관광입니다. 막바지 여름휴가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느긋하게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생태관광지를 귀띔해드립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관광은 자연을 소비하는 쪽에 가깝다. 하지만 생태관광은 다르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면서 지역 주민의 소득을 늘리는 게 주목적이다. 그래서 ‘대안관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생태관광 명소가 있다. 환경부가 지정한 생태관광지 17곳을 소개한다.

안산 대부도·대송습지

대부도는 서해안에서 가장 큰 섬이다. 전체 모양이 낙지와 닮아 낙지섬으로도 불린다. 100㎞에 이르는 해안선과 세계 5대 규모인 갯벌 덕에 보물섬이라는 별칭도 얻었다. 대송습지는 람사르습지 지정을 앞두고 있는 서해안 최대 습지다. 큰고니, 노랑부리백로 등 130여 종의 조류를 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유일한 재래식 소금 생산지 동주염전에서 체험도 할 수 있다.

서산 천수만

수심 10m 이내의 얕은 바다다. 황새의 자태와 흑두루미의 탐스러운 날갯짓을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세계적 철새 도래지다. 간조시에 육지와 연결되고 만조시 섬과 연결되는 신비한 암자, 간월암도 볼거리다. 천주교의 성지이자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해미읍성도 가 볼 만하다.

서천 금강 하구 유부도

서천은 내륙으로 금강을 품고 해안가로는 갯벌이 펼쳐져 생태관광의 보고다. 금강 하구엔 강과 바다 생물이 공존하고, 매년 40여종 50만마리에 이르는 철새가 찾는다. 금강 하구를 따라 조성한 자전거 도로도 볼거리가 많다. 손두부 만들기, 우렁이 잡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괴산 산막이 옛길·괴산호

괴산의 백미는 산막이 옛길을 따라 펼쳐지는 산과 물, 숲이 어우러지는 모습이다. 나룻배로 강을 건너는 체험을 하면서 시골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양구 DMZ

155마일 휴전선의 중심부에 있다. 1953년 휴전 이후 사람의 발 길이 닿지 않은 덕에 원시 자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멸종위기종인 열목어가 많이 산다는 연못, 두타연은 양구의 8경 중 하나다. 해발 400~500m에 화채 그릇을 닮아 펀치보울이라 이름 붙여진 분지를 보는 것도 덤이다. 휴전선 인근 남한 최북단 대암산 기슭에 있는 생태식물원에선 여러 희귀 식물도 만날 수 있다.

인제 대암산 용늪

인제는 북쪽은 휴전선으로 막혀 있고, 다른 쪽은 모두 험한 산이 겹겹이 싸고 있다. 용이 쉬어 갔다는 전설이 있는 대암산 용늪에선 금강초롱과 끈끈이 주걱 등 희귀식물을 많이 볼 수 있다. 인제군의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고, 하루에 100명까지만 예약을 받는다. 새벽녘 용늪 아래로 구름이 깔려 있는 신비스러운 경관을 볼 수 있다.

평창 어름치 마을·백룡동굴

동강에 사는 여러 희귀 동식물 보전을 위해 댐 건설을 포기한 이래 환경부가 생태경관 보전지역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곳이다. 1979년 2월에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은 2010년까지 공개가 안 됐다가 그 해 7월부터 개방됐다.

강릉 경포호·가시연습지

동해안에만 잔존하는 자연호수인 경포호뿐 아니라 관동팔경 중 제일경인 경포대가 있는 곳이다. 가시연습지는 7년가량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진행된 곳으로 경포호 전체 면적의 30%를 차지한다.

순천 순천만

세계 5대 연안습지 중 하나다. 연안습지로는 우리나라 최초로 2006년 1월20일 람사르 협약에 등록된 곳이다. 갈대 군락에선 흑두루미와 검은머리 갈매기, 황새, 저어새 노란부리백로 등 국제 희귀조류를 볼 수 있고, 용산전망대에서는 일몰과 갈대숲을 감상할 수 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조선시대 민속마을 낙안읍성도 볼거리다.

고창 고인돌·운곡습지

고창군 전체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다. 운곡습지는 2011년 3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고인돌 박물관에서 힐링열차를 타면 운곡저수지 주변 경관을 만끽하면서 자연환경해설사에게 고인돌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원시인 체험을 할 수 있고, 무게만 300톤에 달하는 동양 최대의 고인돌도 볼 수 있다.

창녕 우포늪

우포늪은 국내 최대의 내륙습지이자 1억4000만년 전 생긴 가장 오래된 원시 자연늪이다. 15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국제 람사르협약에 등록돼 있는 곳이다.

남해 앵강만

꾀꼬리 앵(鶯), 물 강(江). 슬피 우는 꾀꼬리 눈물이 강을 이루었다는 곳이다. 해안절벽뿐 아니라 모래시장, 몽돌해안, 갯벌, 자갈 등 우리나라 해안선의 특징을 모두 갖췄다. 앵강만 초입에 위치한 섬 속의 섬 ‘노도’는 구운몽의 저자 김만중의 유배지이기도 한데,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는 자연환경해설사를 통해서도 직접 들을 수 있다. 산비탈에 위치한 100여 층의 계단식 논이 있는 다랭이 마을은 한겨울에도 눈을 구경하기 어려운 따뜻한 곳이다.

울진 왕피천

‘왕이 피신해 온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을 정도로 사람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오지다. 금강송 원시림 보존지역과 2억5000만년 전에 형성된 성류굴은 놓치면 아쉬운 관광 코스다. 왕피천 생태탐방로는 사전예약으로만 운영되는 트레킹 명소이기도 하다.

울산 태화강

숱한 영웅이 탄생한 무대로 기록된 곳이다. 처용 설화를 낳은 신라 헌강황, 삼국 통일 기틀 다진 신라 진흥왕 등이 이곳과 인연이 깊다.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심각하게 오염됐지만, 2004년부터 생태복원과 수질개선 정책이 시행되면서 수질이 1급으로 회복됐다. 연어와 은어, 황어뿐 아니라 수달이 서식해 생태환경의 보고로 불린다. 태화강 대공원 강변을 따라 펼쳐진 대나무 숲과 물속에 자리한 기암괴석 선바위, 반구대암각화도 덤으로 즐길 거리다.

부산 낙동강 하구

낙동강이 흘러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간조 때는 갯벌이다 만조 때는 하구로 변한다. 생태길을 걸으며 철새와 다양한 동식물을 볼 수 있다. 에코센터에서는 수서곤충 관람, 습지 탐방, 야간탐사, 갯벌 체험 등 각종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다. 큰고니, 저어새, 흑기러기 등 천연기념물과 연간 170여 종의 철새들이 찾는 곳이다. 삼락생태공원의 잔디광장과 유채꽃밭이 명소다.

제주 동백동산

제주 하면 마라도 성산 일출봉, 용두암 등 유명 관광지부터 떠오르지만 진짜 제주의 속살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용암이 굳어 깨진 돌무더기가 요철 지형으로 형성된 삼림습지, 동백동산이 그렇다. 2011년부터 주민 주도의 생태관광을 운영해 체험 거리도 많다. 뗏목, 전통음식, 목공예 체험이 인기다.

서귀포 효돈천·하례리 마을

효돈천은 한라산에서 시작돼 서귀포 바다까지 이르는 13㎞의 하천이다. 천연기념물 제182호 한라산천연보호구역에 속해 있고,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도 포함됐다. 하례리는 효돈천의 동쪽에 있다. 가까이 오름과 하천, 숲길, 바다까지 생태관광 자원 요소가 다양하다. 오름 일대가 살쾡이와 닮았다는 걸서악 오름 정상에 올라 정자에서 보는 비경도 빼놓을 수 없는 코스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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