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3.0 콘셉트는 교류 … 열린 마음 가져야 문화 융성”

중앙선데이

입력 2015.08.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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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호 12면

김종덕 장관은 애플 워치를 차고 있었다. 구입한 지 두 달이 좀 넘었다고 했다. 신제품을 빨리 사용하는 ‘얼리 어답터’ 중에서도 상위 2~3%에 해당하는 ‘이노베이터급’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영상 전문가로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물건은 써봐야 아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전호성 객원기자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야 한다.” 국정 2기를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70주년 경축사에서 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종덕(58)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8일 “전통문화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이를 세계인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콘텐트로 개발하겠다”며 다양한 문화융성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진그룹과 협력해 서울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에 2017년 들어서게 될 ‘K-익스피리언스(Experience)’다. 한옥 기와 양식을 차용하는 지하 2층?지상 5층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이렇게 되면 고궁박물관·광화문·경복궁·민속박물관·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공예문화박물관(풍문여고 이전 후 2018년 건립)·인사동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문화벨트’가 완성되는 셈이다. 아리랑 등 전통 문화유산을 킬러 콘텐트로 활용한다는 인바운드 전략과 함께 재외 문화원을 한글·한식 전파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아웃바운드 방안도 내놨다.

문화융성 정책을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는 김 장관을 정형모 중앙SUNDAY 문화에디터가 17일 만났다. 장관 취임 1년을 맞는 소회부터 물었다.

“공무원이 되고 보니 조직의 장이기도 하지만 정치적 입장이 있게 되는 거더라고요. 국민을 대상으로 일한다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고. 보람이 있었다면 교수로 있을 때 ‘이런 거 좀 해주면 참 좋을 텐데’ 생각만 하던 것을 어떤 방식으로든 제게 도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힘들었던 것은 인사와 관련된 잡음들, 오해 이런 것들이죠.”

-인사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됐습니다. 관련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듣는지.
“지난해 말부터 그룹으로 만납니다. 좌파, 우파 상관없이 다 뵙죠. ‘누가 어떠냐’는 얘기는 안 해요. 이 역할을 가장 훌륭하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이 와야 하는지 그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은 10개월째 공석입니다.
“지금 공모 절차에 들어가 있고 9월에 접수가 끝나면 면접 심사를 합니다. 실제 임명되는 건 10월 초중순이 될 것 같아요.”

-너무 오래 비워두는 거 아닌가요.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제대로 된 분이 오시는 게 좋고요. 관장도 관장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위상이 너무 약하다는 것입니다. 관장이 누구냐보다 한국 현대미술의 위상을 높이는 게 시급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술관의 법인화가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예산 범위 내에서 하다 보면 사업이라는 게 규모가 축소될 수밖에 없고 예산 심사를 계속 받고 하니까 한계가 있죠.”

-법인화 추진이 사실상 중단되지 않았나요.
“제가 다시 시작했습니다. 공무원 신분이 불안정해질까봐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절대 그렇게 안 될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고요. 야당에서는 ‘법인화되면 돈 되는 전시만 하지 않겠나’라고 우려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확보된 예산 이상으로 가기 위한 거지 줄이려는 게 아닙니다.”

-위상이 높아진다는 건 어떤 건가요. 뉴욕의 모마(MoMA) 수준에 맞추겠다는 건가요.
“가야죠, 그렇게. 한국 현대미술도 우리 문화가 세계로 알려지는 것만큼 같이 가야죠. 한류가 저렇게 된 걸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류는 정부가 만들어낸 게 아니거든요. 돈을 대준 일도 없고요. 살아남으려다 보니 스스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법인화돼 스스로 살기 위한 노력,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시너지를 낼 때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자리를 외국인에까지 넓히겠다고 했는데.
“우리 미술가들이 해외 나가서 관장하는 건 쾌거고 외국인이 관장이 되는 건 나라 팔아먹는 짓이고,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은 그런 시대가 아니거든요. 싱가포르나 홍콩, 또 이탈리아 막시 미술관 같은 경우도 관장은 외국인이에요. 꼭 외국인을 관장으로 시키겠다는 게 아니라 미술계가 너무 닫혀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한국 사람 아니면 안 돼, 그래요.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거죠. 저랑 아주 친한 분들도 그렇게 말씀하세요. 솔직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디자인하던 사람이라 세계하고 경쟁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다 열려 있잖아요, 거기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전 세계 물건이 다 들어오고 있는데.”

- 그게 ‘한류 3.0’의 전략인가요.
“그렇습니다. 혁신적으로 마음을 열고 세계와 한번 붙어보자, ‘한류 3.0’은 그런 마인드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류해야죠. K팝·드라마를 내보낼 뿐만 아니라 다른 문화와도 교류해야 합니다. 기초예술, 전통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문화를 잘 받아들여 우리 문화를 살찌우는 쪽으로 활용해야죠.”

- 그러려면 기업들의 동참도 중요할 텐데.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벌이는 ‘문화가 있는 날’에 기업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문화행사를 직접 후원하는 ‘메세나’의 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1771억원 정도로 추산되는데, 경제 상황이 어려운데도 소폭 상승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보고 있죠.”

-문화 접대비 확대 정책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업의 접대비 지출 중 문화 관련 지출액에 대해 추가로 손비 인정을 해주는 건데 1%로는 유인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어 크게 늘렸습니다. 문화 접대비를 일반 접대비 한도의 10%에서 20%로 확대하고 비용 인정 대상도 추가했습니다. 또 기업이 문화 행사를 위해 돈을 쓰면 그만큼 맞춰주는 매칭 펀드가 20억원 정도 있었는데, 이건 올해 예산에서 좀 줄었습니다. 내년에는 20억원 플러스 알파로 하려고 합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타격이 컸는데 관광 진흥 전략은.
“중국·홍콩·마카오 다니면서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주요 여행사 대표들도 만나 한국여행 상품 많이 팔아달라 했고요. 이제 메르스와 상관없이 안전하다고 현지 언론에도 얘기했습니다.”

-서울 시내 호텔이 여전히 부족한데 개선책은.
“아직 어렵습니다. 최근 수년간 외래 관광객은 10%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호텔 시설은 거기 못 미치고 있습니다. 2016년도에도 서울에서만 하루 1만2800실 정도가 부족한 것으로 나옵니다. 불법 게스트하우스들로 인해 숨통이 트이긴 했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있죠. 호텔 시설 확충안을 담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8월 국회에서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리=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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