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북 서신, 남남 갈등 의도” 문재인 “고위급 접촉 제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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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21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했다. 김 대표는 “접경지 주민들이 불편함과 희생을 겪고 있지만 불편을 각오하며 국민이 단결해야 북한의 도발 습성에 종지부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새누리당]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1일 “북한의 도발을 가차 없이 응징하는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 북한 정권은 도발에 대한 사죄와 재발 방지 약속만이 이 상황을 종료시킬 수 있는 최선의 길임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백승주 국방부 차관이 참석한 긴급 주요당직자 회의에서다. 김 대표는 대남사업을 총괄하는 북한 김양건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가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서신을 보내 ‘사태 수습’을 언급한 것도 비판했다. “북한이 목함지뢰 도발에 이어 포격 도발을 해놓고 ‘출로를 열 의사가 있다’는 말로 남남 갈등을 유발시키려 한다”면서다. 그는 “유언비어와 음모론을 확산시켜 남한 사회를 분열과 혼란으로 몰고가려는 저의를 막을 힘은 북한에 끌려다니는 악순환의 고리를 끝낼 수 있는 단호한 결의”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북한이 대북 확성기 철거 시한으로 제시한 22일 오후 5시부터 당직자들과 비상대기하기로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 둘째)가 21일 북한 도발 위협으로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대피소를 찾았다. 문 대표는 대피령이 발령된 데 대해 “남북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연천=김상선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김양건 서신’에 대해 김 대표와 다르게 접근했다. 그는 확대간부회의에서 “북한이 통전부장 겸 대남비서 명의로 ‘사태를 수습하고 관계 개선 출로를 열 의사가 있다’고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북한의 노력 의사에 대한 해답으로 조건 없는 고위급 접촉을 북한에 제의하라”고 주문했다. 다만 문 대표는 “한반도 평화를 해치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발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무력의 결과는 공멸이다. 우리 군과 국민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은 “포격은 정전협정을 위반한 명백한 군사 도발”이라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날 김 대표는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전 국민이 단결해야 북한의 도발 습성에 종지부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포격을 받은 경기도 연천의 대피소를 찾아 주민들을 위로한 뒤 “주민대피령이 박근혜 정부 들어 지난해에 이어 또 발령됐다. 남북 관계가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여야는 의견 조율을 거쳐 양당 대표가 포격과 관련한 공동입장문을 발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유언비어·음모론 떠돌아=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1일 대국민담화에서 “일부에서 유포되고 있는 유언비어에 흔들림 없이 생업에 종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북한의 포격 사실이 알려진 이후 인터넷 등에는 ‘전쟁 임박 시 만 21~33세 전역 남성 소집 안내. 뉴스 등 전쟁 선포 확인되면 생필품 소지 후 국방부 홈페이지 조회해 소집 장소 확인 후 모이라’는 글이 퍼졌다. 일부 네티즌은 ‘국정원 해킹을 덮으려고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글도 올렸다. 경찰은 국방부를 사칭해 허위로 징집 관련 문자메시지를 보낸 대학생 김모(23)씨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글=강태화·김경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