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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 해외 서점가] 일본, 이대로 가면 인구 5000만 … 출산율 더 낮은 우리는 어떨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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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인구 증발(蒸發)
‘5000만명 국가’ 일본의 충격
재단법인 일본재건이니셔
티브 지음, 신초샤

지난해 일본 사회에 일대 경종을 던진 책이 『지방소멸』이다. 저자인 마스다 히로야(增田寬也) 전 총무상은 기초단체 1799곳 가운데 절반인 896곳이 인구 감소로 존립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책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지방창생상이라는 각료직을 신설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인구 증발...』은 이보다 더 섬뜩한 분석과 종합적 인구감소 대책을 담은 문제작이다. 재단법인 일본재건이니셔티브(이사장 후나바시 요이치 전 아사히 신문 주필)은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는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는 결국 수도권에도 벌어진다”고 예측했다. 책은 2008년 이래의 인구 감소세(현재 1억2695만명)가 이어지면 일본은 금세기 말 5000만명의 열도가 된다고 내다봤다. 5000만명은 100년 전 메이지 시대와 같은 규모지만, 젊은이가 넘쳤던 당시와 달리 65세 이상 인구가 40%나 된다고 한다.

 이 흐름을 막지 못하면 결과는 참담하다고 책은 지적한다. 첫째는 경제성장 정체와 재정 파탄이다. 현재 일본의 공적 채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다. 노동인구 감소와 급속한 고령화로 사회보장 비용이 ‘전비(戰費)’와 같은 수준으로 팽창하게 된다. 둘째는 생활 인프라의 파괴다. 지자체 규모가 작아지면서 수도·전력·병원 등 생활 인프라를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셋째는 세대간 대립의 격화다. 젊은층은 과도한 사회보장 책임을 지게 되지만, 거꾸로 고령자층이 수적으로 압도하면서 정치적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른바 ‘실버 민주주의’의 구조화다. 넷째는 일본의 국력 쇠퇴에 따른 국제적 지위 저하다.

 책은 “인구는 나라의 기본이자 나라의 틀”이라며 “일본의 급격한 인구감소는 일본사 최대의 도전”이라고 규정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과거 30년간 인구정책 실패가 최대의 실패”라면서 인구정책 구축을 위한 ‘제2의 헌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인구 정책은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 재임중 성과로 만들기 어렵다”며 정치 주도의 한계도 지적한다. 일본보다 출산율이 낮고 고령화 속도가 빠르지만 위기 의식은 엷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일본 베스트셀러(8월 9~15일·인문 분야)

① 관청 사무로서의 대동아전쟁(お役所仕事の大東亞戰爭) 구라야마 미츠루 지음, 산사이북스=역대 내각의 주요 각료, 육해군, 관료 분석을 통해 일제 패망을 분석.

② 읽는 연표 일본의 역사(讀む年表日本の歷史) 와타나베 쇼이치 지음, 왓쿠=일본사의 역사적 사건을 연대순으로 망라해 분석.

③ 오다 노부나가 433년째의 진실(織田信長四三三年目の眞實) 아케치 겐자부로 지음, 겐토샤=오다 노부나가가 천하 통일을 꾀한 이유 등을 파헤친 역사 수사물.

④ 혼의 연소로(魂の燃燒へ) 시교 소슈·시미즈 가츠요시 지음, 이스트 프레스=생명 연구가와 서점 대표인 두 저자가 일·사랑·청춘·인생에 대해 논한 대담집.

⑤ 선 마인드 초보자 마인드 2(禪マインド ビギナ-ズ·マインド 2) 스즈키 슌류 지음, 산가=미국에 좌선을 전해 스티브 잡스에 깊은 영향을 준 선승 스즈키 슌류(1971년 타계) 법화집. 자료=야에스 북센터(e북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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