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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수 “한·일 정상회담 연내 개최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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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흥수(사진) 주일 한국대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올해 안에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19일 말했다. 그는 부임 1주년을 나흘 앞두고 도쿄 한국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전후 70년 아베 담화는 내용 하나하나를 보면 여러 가지 문제를 꼬집을 수 있지만 일본 정부도 나름대로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와 문화 교류 등이 회복되고 있고 이런 계기를 잘 활용하면 연내 정상회담이란 좋은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 대사는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의심이 남지만 역대 내각의 담화를 흔들림 없이 계승하겠다고 말하는 등 전향적인 노력을 보인 건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다만 “식민지 지배와 침략·반성·사죄 등 핵심 단어를 쓰면서도 침략과 사죄의 주체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은 건 아베 총리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말의 기교를 너무 부렸고 애매한 표현들을 썼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 대신 숲을 보면서 한·일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8월 23일 도쿄에 부임한 유 대사는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지난 6월 22일 서울과 도쿄에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에 교차 참석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또 “양국 국민의 감정이 밑바닥이라고 하더라도 정상회담을 하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정상이 앞으로 국제회의 등에서 자주 만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의 생각이 바뀌고 관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상회담의 추가 계기가 필요한가.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면 제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한·일 관계는 수백 년, 수천 년 가야 하기 때문에 설령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도 극복하려는 정신 자세가 양국 지도자와 국민에게 필요하다.”

 -위안부 문제가 정상회담 ‘선결 과제’란 입장에 변화가 있나.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가 정상회담의 전제는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다만 정상회담이 성과를 거두려면 사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다.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메시지는.

 “아베 담화에서 위안부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전시 상황에서의 여성의 인권·존엄성 등을 얘기한 건 일본이 문제 해결 의지를 조금 보인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도쿄=이정헌 특파원 jhleeh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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