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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볼 때 타이어 사이즈부터 확인… 경쟁사 제품도 깐깐하게 파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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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 연구기술본부 팀장은 타이어의 탄생부터 폐기까지 모든 단계를 책임지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다. [사진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의 고급형 모델인 ‘마제스티 솔루스’가 인기다.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어 더 의미가 있다.

마제스티 솔루스 개발의 중심에는 김철(48) 팀장이 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박사 학위까지 받은 뒤 금호타이어에 입사해 올해로 11년째 타이어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은 ‘초고성능(UHP, 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 개발을 담당하는 팀장을 맡고 있다. 마제스티와 함께 엑스타 4X, 엑스타 Le sport, 엑스타 PS91 등도 그의 손 끝에서 탄생한 모델들이다.

초고성능 타이어의 경우 스포츠카에서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김철 팀장은 “사계절용·스노우 타이어에서도 UHP 타이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초고성능 타이어가 쓰인다는 말이다.

그는 타이어의 제품 개발부터 시장에 출시 뒤 폐기되는 모든 단계를 진두지휘한다.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다. 김 팀장은 “7~8년 전만해도 각종 시험을 진행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며 “지금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의 발달로 평균 30% 정도의 시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타이어와 자동차는 뗄 수 없는 관계다. 김 팀장 역시 자동차에 대한 조예가 남다르다. 그는 “금호타이어에 입사하기 전엔 기아차 연구원으로 5년간 근무했다”고 말했다. 자동차 기술과 관련된 글을 언론 매체에 기고하기도 했다.

차를 볼 때 타이어 사이즈부터 보는 것은 이미 그의 습관이 됐다. 차량과의 조합은 물론 경쟁사 제품도 깐깐하게 파악해본다. 김 팀장은 운동을 좋아한다. 탁구는 선수급 실력이고, 시합에도 출전해봤다. 외발 자전거를 좋아해 전국 대회를 주최하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운동을 잘하는 것처럼 타이어 역시 모든 방면에서 우수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지론이다. 그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뛰어 넘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평균적인 수준에 맞춰선 성공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에 귀를 기울이는 것 역시 그의 임무 중 하나다. 실제로 마제스티 솔루스의 경우, 소비자들의 불만을 적극 수렴해 시의적절하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실시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입소문이 나면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김 팀장은 현재 기아차의 K5 하이브리드를 탄다. 과거엔 광주광역시의 연구소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경기도 용인의 금호타이어 연구소에서 일한다. 그래서 주말 부부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연비를 고려해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 고심하다 신기술을 적용한 모델을 타보자는 생각에 현재 차량을 구입했다. 김 팀장은 “향후 폴크스바겐의 골프 GTI나 BMW의 고성능 세단 M3 등을 타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능하면 차를 구입해도 직접 개발한 타이어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자동차를 사고 싶어한다. 타이어에 인생을 건 그의 손에서 어떤 새로운 작품이 또 탄생할지 주목된다.

오토뷰=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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