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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DMZ 시야 확보 위해 GP 주변 수목 쳐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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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윤희 합참의장(가운데)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왼쪽)이 12일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에 입원 중인 김모 하사를 위문했다. 두 사람은 같은 사고로 분당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하모 하사도 병문안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 조국을 위해 희생한 영웅”이라고 말했다. [사진 합동참모본부]
한민구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 사건과 관련해 비무장지대(DMZ)에서 수풀과 나무를 제거하는 작전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현안보고에서 “DMZ 내 우리 군 GP(전방감시초소)에 몇 개의 감시장비가 있지만 감시 능력에 차등이 있다. 전체적으로 수목이 울창해 감시장비가 갖는 제한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귀순 유도벨 탈출 사건’ 때도 수목을 쳐낸다고 했는데 이제 하겠다는 것이냐”는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제2의 미루나무 제거작전 계획이 있음을 시인한 것이다. <중앙일보 8월 12일자 1면>

 한 장관은 또 “우선적인 조치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2곳에서 시작해 현재 4곳에서 방송하고 있는데, 전면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국방위 회의에선 정부 내 보고 미흡과 소통 부재가 도마에 올랐다. 한 장관은 “사고 후 합동 군단조사단이 조사를 했다. 지난 4일 늦게 ‘북한 목함지뢰에 의한 도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확인했고 그런 사실이 다 (청와대에)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4일 아침 사고가 발생했는데 5일 북한 경원선 기공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고 이희호 여사가 평양을 갔다. 또 그날 통일부 장관은 남북 고위급회담을 북한에 제안했는데 이상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유 의원은 “통일부와 국방부가 서로 전화 한 통 안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 장관이 박 대통령에게 지뢰 도발 사건을 직접 보고하지 않은 것도 의원들은 문제 삼았다. 한 장관은 “전시상황이라든가, 적의 특이한 전시 관련 움직임이 있을 때 (직접 대통령에게) 지휘보고를 한다”고 답했다. 백군기 새정치연합 의원이 “항상 당하기만 해 국민들이 답답해 한다. 응징 보복의 개념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자 한 장관은 “국민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드릴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국방위는 이날 북한의 지뢰 도발을 규탄하고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청와대·국방부 해명=국회 국방위에서 대통령 보고 시점을 두고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12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4일부터 9일까지 네 차례에 걸쳐 박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상의 폭발이 발생해 부상자 2명이 생겼다는 최초 보고를 드렸고, 다음 날(5일) 오후 1차 현장조사 결과 목함지뢰로 추정되며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2차 보고를 (김관진) 안보실장이 했다”고 설명했다. 3차 보고는 8일 안보실장 주재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개최 이후 저녁에, 4차 보고는 9일 NSC 상임위 회의에 따른 국방부의 향후 조치 보고가 이뤄졌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통일부의 대북 제안 당시(5일)는 이상 폭발물 사고로만 인식해 대화 제의를 거두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12일 밤 대변인실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 “한 장관이 청와대에 보고한 시기는 4일이 아니라 5일 오후”라며 “기억에 의존한 (국회) 보고 과정에서 일어난 단순 착오였다”고 해명했다. 

신용호·김형구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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