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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문화예술 후원은 비용 아닌 투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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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루츠 베트게 몽블랑 문화재단 이사장은 “명품은 기술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 예술적 감성이 명품을 만드는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몽블랑]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활동 지원)는 결코 비용이 아닙니다. 혁신은 예술에서 오고, 이는 장기적으로 보면 의미있는 투자입니다.”

 루츠 베트게(60) 몽블랑문화재단 이사장은 매년 수십억원을 들여 문화후원사업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베트게 이사장은 몽블랑 독일 본사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지난 2013년부터 몽블랑문화재단 이사장과 몽블랑의 감사위원회 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베트게 이사장은 한국에는 최근 몽블랑 문화예술후원자상 한국 수상자를 시상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올해 수상자로는 김동호(78) 문화융성위원장이 선정됐다. 베트게 이사장은 “김 위원장은 한 평생을 한국영화 부흥에 앞장섰고, 특히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의 대표적인 축제로 키워 온 인물”이라며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몽블랑은 그동안 고급 필기구의 대명사로 인식돼왔다. 한국시장에서도 성적도 좋다. 한국시장은 몽블랑에 있어 필기구·시계·지갑 등이 꾸준히 판매되고, 매출이 매년 두자릿수로 성장하는 ‘뜨는 시장’이다. 베트게 이사장은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것이 명품으로서의 브랜드 이미지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베트게 이사장은 “단순한 필기구 브랜드로 남았다면 몽블랑이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명품으로 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고급 문화를 선도한다는 이미지가 몽블랑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도 서예 같은 손글씨 전통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손글씨의 감성은 디지털 시대에도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억에 남는 수상자에 대해 묻자 베트게 이사장은 박삼구(71)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꼽았다.

박 회장은 지난해 이 상을 받았다. 베트게 이사장은 “박 회장이 문화예술후원자상 수상 후 만찬에서 ‘예술은 꽃과 같아서, 보살핌(care)이 필요하다’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면서 “기업가들은 물론이고 많은 한국인들이 문화예술 중흥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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