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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차세대 에너지 기술] 캐나다 풍력발전기, 뉴욕서 관리하는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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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GE가 ‘산업 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차세대 풍력발전기 ‘디지털 윈드 팜’의 구축·운영 예상도. 운영 뿐 아니라 설계에서도 ‘가상 현실’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했다. 발전기에 첨단 센서를 달아 풍향·풍속·지형 등을 분석해 전력생산을 극대화한다. [사진 GE]

세계경제가 침체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가운데 ‘첨단 기술’로 돌파구를 뚫으려는 노력이 가속화하고 있다. 차세대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공동으로 ‘산업 인터넷’의 미래를 짚어보는 시리즈 두번째 편을 싣는다.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매니툴린 섬은 호수 안에 있는 섬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 이곳에선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설치한 24대의 ‘첨단 풍력 발전기’들이 전기를 만들고 있다. 제주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호수섬’에 세워진 거대한 풍력 발전기들의 내부엔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들어차 있다.

 발전기에 부착된 각종 센서들은 풍향·풍속 같은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네트워크를 통해 미국 뉴욕 주의 스키넥터디 시에 있는 GE의 ‘글로벌 풍력 모니터링 센터’로 보낸다. 센터에선 발전소가 최적의 상태로 운영될 수 있게 다시 현지로 보낸다.

 이런 일련의 기술은 GE가 풍력발전소에 적용한 ‘산업 인터넷’이다. 산업 인터넷은 작업 현장의 기계들로부터 정보를 수집·분석하는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최근 에너지는 물론 항공·의료건강·운송 같은 거대 규모의 ‘기술 집약적’ 사업에서 조명받고 있다. GE 관계자는 “풍력 터빈과 항공엔진·기관차·영상의학기기 등에 산업 인터넷을 적용하면 향후 15년간 3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산업 인터넷은 진화 속도가 빠르다. 매니툴린 섬의 풍력 발전기는 미래 에너지 기술의 일부일 뿐이다. GE는 지난 5월에 ‘디지털 윈드 팜(Digital Wind Farm)’이라는 차세대 풍력 발전소 모델을 공개했다. 먼저 발전소를 설계할 때부터 풍향·지형 등 실제 건설될 현장을 ‘가상’으로 재현해 검증한다. 여기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라는 홀로그램 시뮬레이션 기술을 쓴다. 이후 발전소를 짓고 실제로 운영할 때엔 각종 기계장치를 연결해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윈드 파워업(Wind PowerUp)’이란 산업 인터넷 솔루션을 활용한다. 이런 작업으로 얻는 건 ‘출력의 극대화’다.

 이런 산업 인터넷 기술은 유용할 수밖에 없다. 일단 풍력 발전 단지를 건설하면 잘못 설계됐더라도 다시 짓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GE는 서로 다른 사양의 발전기들을 가상 상황에서 ‘시뮬레이션’하면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즉석에서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게 했다. 발전소를 완공한 뒤에도 운영자는 센서가 전하는 각종 정보를 통해 전력 생산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산업 인터넷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료의 실시간 분석을 뛰어 넘어 발생 가능한 문제를 ‘예측’까지 할 수 있다. GE의 ‘디지털 윈드 팜’은 자료 분석 소프트웨어를 통해 고장·오류를 일으킬 수 있는 정보를 미리 도출한다. 이를 통해 예상치 못한 오작동과 불필요한 가동 중단을 예방한다. GE에 따르면 이런 기술을 통해 풍력 발전 생산량을 연간 20% 높일 수 있다. 각지의 풍력 발전 단지에 적용하면 20년간 약 500억 달러에 상당하는 경제적 가치가 창출된다고 분석했다. GE 파워앤워터의 스티브 볼츠 총괄사장은 “세계적인 전력 수요는 앞으로 20년간 50% 가량 증가할 전망”이라며 “신뢰할 수 있고 경제적이며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만드는데 산업 인터넷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GE는 최근 산업 인터넷 기술의 확산을 위한 분석도구를 제공하는 ‘프레딕스 클라우드’서비스도 발표했다. 휴대전화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엔진을 통해 다양한 앱을 만들 듯 기업들이 이 서비스를 통해 기계·설비·공장 운영을 위한 맞춤형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했다. 한마디로 ‘산업용 앱’을 만들기 위한 도구라고 보면 된다. GE 측은 “프레딕스는 세계 최초의 산업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라며 “기업들이 해마다 수십억 달러를 절감하게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리=김준술 기자 jso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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