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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탈레반 1인자 오마르 … 2년 전 파키스탄서 병으로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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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무함마드 오마르(사진)가 사망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보도했다. BBC는 29일(현지시간) 아프간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오마르가 2~3년 전 이미 숨졌다”고 전했다. 독일 DPA 통신은 오마르가 2년 전 파키스탄에서 병으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대통령실 사예르 자파르 하셰미 대변인은 “보도 내용을 확인하는 대로 알리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신화통신은 탈레반 관계자를 인용해 “오마르의 사망설은 사실 무근”이라고 전했다. 오마르의 사망이 확인되면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2011년 5월 미군에 사살된 데 이어 1990∼2000년대를 흔든 양대 이슬람 무장 테러 단체 지도자가 모두 사망한 것이 된다.

 탈레반은 수년 간 오마르의 명의로 성명을 발표하며 그의 건재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성명만 있을 뿐 동영상이나 육성이 없어 그가 사망했거나 공개적으로 나올 수 없는 상태가 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돌았다. 오마르는 수 차례 사망설이 돌았다. 2011년 5월 아프간 현지 언론 톨로(TOLO)와 AFP통신이 파키스탄 정보부 에 의해 오마르가 살해됐다고 보도했지만 탈레반은 부인했다. 오마르는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군의 아프간 침공으로 탈레반 정권이 무너지며 축출됐다. 미국은 당시 아프간에 은거한 빈라덴의 신병을 요구했지만 그는 거부했다. 이후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미국은 1000만 달러(약 116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오마르를 추적했다.

오마르는 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으로 전투에 참여하며 명성을 쌓았다. 89년 옛 소련이 아프간에서 물러난 뒤에는 무장세력을 통합했고 96년 아프간의 수도 카불을 점령해 아프간 이슬람 국가를 세웠다. 집권 후 여성을 억압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바미얀 석불을 폭파해 비판 받았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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