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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당국은 중국 증시 쓰나미에 방파제 쌓고 있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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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중국 증시 불안이 일상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7일 상하이종합지수가 또다시 8.5% 폭락하며 ‘블랙 먼데이’를 기록했다. 하루 하락폭으론 8년5개월 만에 최대다. 상하이지수는 지난달 중순 7년 반 만의 최고점(5166.35)을 찍고 지난 8일까지 30% 넘게 하락했다. 이후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반등하는 듯했지만 또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아시아 증시와 함께 한국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0.35%, 코스닥지수는 3.25% 빠졌다. 여기엔 중국 변수가 다 반영돼 있지 않다. 장중 4%대 하락하던 중국 증시가 한국 증시가 끝난 오후 3시 이후 한 시간 동안 낙폭을 두 배로 키웠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다.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이 된 지 오래다. 상반기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5%로 미국의 두 배다. 우리 국민이 중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돈은 7조4000억원으로 전체 해외 주식 투자의 40%다. 중국 증시 불안이 실물과 금융의 양 측면에서 몰고 올 쓰나미에 단단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들이다.

 중국 증시의 아찔한 널뛰기 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공산이 크다. 증시를 내리누르는 시장의 힘과 하락에 제동을 걸려는 중국 정부의 힘이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 증시는 정부의 전방위 부양책에 힘입어 지난 주말까지 저점에서 16% 반등하다 이번 폭락 사태를 맞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증시 관리 능력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럴 경우 증시에서 시작된 거품 붕괴가 부동산과 그림자 금융 등 실물로 번져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경제와 이미 한 몸이 돼 있는 한국 경제엔 치명적인 시나리오다.

 정부는 그동안 “중국 증시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최경환 경제부총리)이라고 말해 왔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또다시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그런지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중국발 쓰나미는 우리의 통제 영역 밖이지만, 최대한 방파제를 쌓고 집안 단속을 잘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