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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장난감 총'으로 범행…잠원동 새마을금고 강도 경찰에 붙잡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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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서울 강남의 새마을금고를 털었던 강도 용의자가 사건 발생 6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0일 서초구 잠원동의 새마을금고에서 권총으로 직원과 고객을 위협한 뒤 현금 2400만원을 들고 달아난 혐의(강도 등)로 퀵서비스 기사 최모(53)씨를 강남구 수서동의 한 아파트에서 검거했다고 26일 밝혔다.

최씨가 범행에 사용한 권총은 15년 전 그가 아들에게 사준 플라스틱 장난감 권총이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일에 새마을금고 직원이 내 총을 유심히 보는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며 “칼이나 다른 흉기는 가지고 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는 또 “범행 사흘 전 현장을 들러 청원경찰이 없는 것을 확인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며 “해서는 안될 일을 저질러 죄송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5000만원의 빚을 갚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생활비가 모자라 지인들에게 2000만원을, 사채 업자들에게 3000여만원을 빌려썼는데 이를 갚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씨는 훔친 돈 2400만원 가운데 2000만원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갚는데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400만원은 강우너도 정선의 카지노에서 4박5일간 머무르며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씨가 오토바이 번호판을 가리고 헬맷까지 쓴 채 범행을 저질러 추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상금 1000만원을 걸어도 소득이 없었다. 결국 서울경찰청에서 폐쇄회로(CC)TV 전문가 14명을 추가 투입해 서울 전역의 CCTV를 확인하면서 용의자 특정에 성공했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 특정 후 통신수사를 통해 은신처를 파악했다”며 “27일 중으로 최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관 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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