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넘은 블랙넛, 귀 막은 '쇼미더머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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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블랙넛이 또 사고를 쳤다. 이번엔 무대 위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까지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엠넷 '쇼미더머니4'에 출연 중인 래퍼 블랙넛에 대한 비난이 들끓고 있다. 최초 이슈는 블랙넛이 '쇼미더머니'에 출연하기 전에 썼던 가사들 중 '성폭행, 살인'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다. 이후 본지(14일자)는 '상식을 넘어서는 랩을 하는 블랙넛은 하차시키는게 맞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했다. 방송에 출연할 만한 자질이 되지 않는 래퍼가 미칠 사회적인 파장에 대한 경고였다. 하지만 하차는 없었고, 결국 더 큰 파장이 몰려 왔다.

블랙넛은 최근 녹화에서 선정적인 랩과 함께 죽부인을 들고 나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위너 송민호의 랩이 사회적 파장을 몰고온 시점에서다. 결국 제작진과 블랙넛에게 반성이나 학습효과는 없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블랙넛의 음악에는 힙합 장르의 특수성이나, 표현의 자유 등으로 핑계댈 수 없는 저급함이 있다. 블랙넛은 '졸업앨범'이란 곡의 가사에서 살인과 강간을 묘사한다. '어젯밤 엄마가 양파를 채썰던 식칼을 내 허리춤에 꽂고 집을 나서는 발걸음은 아주 가볍고(중략) 배때지에 칼을 여러번 넣었다 빼 마치 니가 내 동창 xx에 넣었다 뺀 것보다 더 깊숙히 더 깊숙히'라며 살인 장면을 묘사한다.

이어 '그녀의 눈을 보면 안돼 마음이 약해지면 안돼 쌀때까지 참아 거세게 저항하는 그녀의 몸을 붙잡아 난 더 쾌감을 느껴 기왕 이렇게 된거 난 끝까지 즐겨'라며 성폭행 상황을 묘사한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참을 수 없는 분노까지 느껴지는 랩이다. 문제는 블랙넛이 표현한 가사의 수준이 '졸업앨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데 있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한 래퍼 역시 블랙넛의 음악을 존중하지 않았다. 그는 "송민호가 불지르고, 블랙넛이 기름을 부은 소동 때문에 힙합 문화에 대한 공격이 거세다. 저질 문화, 퇴폐 문화라는 인식도 있다. 근데 모든 힙합 래퍼가 그들 같지는 않다. 과격하고 욕설을 퍼부어야 멋있다는 생각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전했다.

엄동진 기자

"블랙넛의 하차, 논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