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경기도 일산에 사는 최모(56)씨는 ‘싱글맘’으로 딸과 함께 살고 있다. 직장에서 급여로 매달 270만원 받는다. 얼마 전 살던 아파트를 팔아 지금은 전셋집에 거주한다. 4년 후엔 퇴직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후 준비를 해놓은 게 없다. 모아놓은 자산은 전세자금을 합쳐 2억7000만 원 정도다. 금융자산은 대부분 은행에 예치해 놓고 있다. 자산 운용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왔다.
즉시연금으로 생활비 보태고 주택연금 들어라
A 은퇴를 눈 앞에 두고 노후 준비를 할 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부분이 주거 문제다. 만약 내 집없이 전세나 월세로 살려고 한다면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노후엔 주거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집은 주택연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 부족한 노후자금을 충당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씨는 곧 딸이 독립하기 때문에 노후 부담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이렇다할 노후 준비를 하지 않아 지금부터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노후에 소형 아파트에 살면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주거와 생활비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오피스텔 투자에 관심을 보이지만, 그리 권하고 싶지 않다. 오피스텔은 과잉공급으로 임대수익률이 하락하는 지역이 늘고 있고, 임차인·시설 관리는 노후에 스트레스가 될 수 있어서다. 다만 현 자산 규모로는 당장 내 집 장만이 어려우므로 퇴직 시까지 남은 4년동안 보유 자산을 투자상품에 굴려 불려나가도록 하자.
◆ELS는 채권혼합형 펀드로 갈아타라=최씨는 전세를 얻고 남은 아파트 매각대금을 ELS(주가연계증권)·펀드·은행예금에 분산 예치해 놓았다. 퇴직이 가까울수록 자산 운용을 안정적으로 해야 하지만, 이 원칙을 지키지 않아 손질이 필요하다. ELS는 지수형이나 투자손실이 우려된다. 만기 상환 시 2000만원을 보태 5000만원으로 중위험· 중수익상품인 채권혼합형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최근 예금금리가 1%대로 하락하면서 주식형 펀드보다는 안정적이고, 예금보다는 기대수익률이 2~3배 높은 상품이다. 또 은행예금 가운데 4000만원은 원금보장이 되는 비과세나 세금우대 예금에 예치하면 좋겠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등에 예탁할 경우 3000만원 한도로 세제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소 노후생활비 월 100만원 필요=채권혼합형 펀드와 세금우대 상품에 예치하고 남은 은행예금 5000만원은 즉시연금에 가입하기 바란다. 최씨는 59년생으로 만 62세부터 국민연금 5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퇴직 후 퇴직연금을 받아 봤자 국민연금과 합쳐 60만원에 그친다. 즉시연금에 5000만원을 4년간 거치하고 종신으로 받을 경우 월 20만원을 추가할 수 있다. 금리가 떨어지더라도 최저이율이 보장되기 때문에 연금이 월 18만원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 즉시연금은 비과세로 연금소득세 부담이 없다. 결국 최씨는 연금재원으로 80만원 정도 확보해 놓은 셈이 된다. 그러나 최씨가 노후를 혼자 보내더라도 최소한의 생활비는 월 100만원이 든다. 노후자금을 좀 더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보장성 보험 추가 가입은 재고를=최씨는 급여 270만원 가운데 펀드에 50만원, 재형저축에 20만원씩 불입하고 있다. 자산의 수익성을 위해 저축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일단 재형저축은 7년 이상 넣으면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세상품이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대신 펀드는 연봉 50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에게 유리한 소득공제 장기 펀드로 갈아탔으면 한다. 월 30만원씩 불입하면 납입금액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월 11만원씩 보험료가 들어가는 보장성 보험은 최소한의 보장만 돼 있지만 그렇다고 추가로 가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은퇴를 앞두고 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실질적 보장 범위가 작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서명수 객원 기자 seom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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