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오늘 최고위 복귀” 문재인 “인선 원만히 소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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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달 24일부터 당무를 거부해온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다. 문재인 대표는 당무 운영 전반에 대해 원만한 소통을 약속했다. 문 대표와 이 원내대표는 2일 밤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 강행으로 불거진 당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시내 모처에서 심야 회동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이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한 지 9일 만에 정상적으로 당무를 수행하게 됐다.

 양측은 또 당무 전반에 대해 격의 없는 의견을 교환하고 당의 통합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김 대변인은 “일부 당직 인선에 관해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에 공감했으며, 문 대표는 당직 인선 등 당무 운영 전반에 대해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과 원만히 소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동은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2시간 반에 걸친 국회에서의 1차 회동은 결론 없이 끝났다. 두 사람은 장소를 서울 시내 한 호텔로 옮겨 심야 회동을 이어갔다.

 이날 회동을 지루하게 이끈 건 “최 총장 임명 과정에 대한 해명이 전제돼야 한다”는 이 원내대표의 요구였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가 ‘최 총장을 대신할 의원을 설득해오면 수용한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한 문 대표의 해명을 요구하며 “내가 누굴 뽑고, 날리고, 바꾸기 위해서 이러는 게 아니다. 문 대표를 망하게 하려는 건 더더욱 아니다”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대표가 성공하기 위해선 우리가 간극을 좁혀야 한다. 다르지만 틀리지 않은 분들의 생각이 이렇게 쌓여 있는데 버리고 (편을) 갈라 다르게 가면 성공할 수 없다.”

 ▶문 대표=“저를 위해서 얘기해주시니 고맙다. 그런 뜻을 잘 살펴서 고쳐보겠다.”

 두 사람은 결국 밤 11시10분이 넘어 이 원내대표가 당무에 복귀하고 당무 전반에 대해 원만히 소통한다는 선에서 회동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앙금’이 남아 보였다. 문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자신의 카니발 승용차에 올랐다. 이 원내대표는 “최 총장 인선에 대한 유감 표명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입을 닫았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평소 문 대표에게 따지고 싶은 것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회동 전 문 대표가 5월에 배포하려던 ‘당원에게 드리는 글’을 20번 넘게 읽고 들어갔다”며 “문 대표와 그 글을 한 문장씩 같이 읽으면서 내 생각을 전했더니 문 대표도 ‘(비노 입장에선) 그런 뜻으로 볼 수도 있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4·29 재·보선 패배 직후 문 대표는 ‘당원에게 드리는 글’에서 “지도부를 무력화시켜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거나 공천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심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했었다. 이 글은 공식 배포되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그러자 비노계는 “문 대표가 비노를 반혁신으로 몰아 ‘공천학살’을 할 것”이라고 반발했고 친노·비노 간의 갈등의 골을 심화시킨 배경이 됐다.

 이 원내대표가 특히 인선 과정에 대해 강경론을 편 배경은 이날 만남이 친노와 비노 대표 간의 담판이라는 성격이 짙었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표 측은 “박지원·김한길 의원 등 비노계 중진의원들과 여러 차례 미리 접촉해 다양한 비노계파의 의견을 수렴했다”며 “여권 분열 등의 상황에서 복귀가 늦어진 것도 ‘비노의 대표’라는 위치 때문이었다”고 했다.

강태화·정종문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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