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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첫 지재권 수석보좌관 에스페넬 … “유리천장 드문 IT, 인재 흡수 통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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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시스코, 오라클… 디지털 경제 패권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이들 기업을 하나로 묶는 단체가 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70여 곳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 BSA(Business Software Alliance)다. ‘안전하고 합법적인 디지털세계’를 강조하는 BSA는 미국 안팎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BSA의 수장도 여자다. 변호사 출신으로, 미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최초의 지적재산권 수석보좌관을 역임한 빅토리아 에스페넬(사진) 회장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에스페넬 회장을 만났다.

 워킹맘인 그는 “정보기술(IT)은 여성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비교적 없는 드문 분야”라며 “법과 기술 모두 중요하지만, 일하기에 더 매력적인 쪽은 기술”라고 말했다. 그는 BSA 본사가 있는 워싱턴D.C를 중심으로 비영리민간단체 ‘걸스 후 코드’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도 이런 활동을 하려고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테크 산업은 한국의 젊은 ICT 인재를 비롯해 전세계 인재들을 흡수할 수 있는 통로”라며 “그래서 우리는 (이민 문호를 넓히는)오바마 정부의 이민개혁안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에스페넬 회장은 지난 3월 우리 국회를 통과한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는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가 확산되면 더 맣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쉽게 접속하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며 “건강·보건 분야 빅데이터가 클라우드 기반으로 공유되면 원격의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스페넬 회장은 “더 나아가 데이터의 국경을 낮춰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은 전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웹서비스·MS·구글 같은 미국 IT 기업들을 끊임없이 경계하고 있다. 미 정보기관 NSA의 사찰·감청 이슈가 불거지면서 유럽에서 생성되는 정보를 유럽 밖으로 유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유러피안 온리 클라우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에스페넬 회장은 “우리는 미 의회를 압박해 미국 정부가 임의로 통신기록을 수집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되도록 했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페넬 회장은 방한기간 동안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회원사들과도 만났다. 그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관련해 “TPP는 국경을 초월한 데이터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는 첫번째 무역협정이 될 것이기에 BSA 회원사들에게 중요한 이슈”라며 “미 의회에 새로운 특허법안도 제안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산업 혁신에 기여한 미국 기업들의 인센티브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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