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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미팅앱? … 정현우씨 ‘관시’ 중시하는 중국서 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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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 명문대 대학생 중심의 온·오프라인 미팅 애플리케이션(앱) 업체인 타타UFO의 창업자 정현우(30) 대표. 국내 사립대를 중퇴하고 베이징대를 졸업한 그는 탄탄한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시장 조사와 아이디어로 2013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정 대표가 만든 앱은 단순히 보면 뻔한 아이템이지만 중국이 인간적 유대를 중시하는 ‘관시(關係)’ 사회란 점을 활용했다. 타타UFO가 보유한 베이징대·칭화대 등 주요대 학생들의 데이터는 현재 100만 명. 중국 명문대를 졸업한 이들이 정·재계 핵심 인사가 되고 핵심 소비계층으로 부상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엄청나다.
 타타UFO는 중국 내 대학생 다운로드 순위 1위를 달리며 확장일로에 있다. 창업 당시 2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두 차례 500만 달러(약 56억원) 이상 투자 받으며 벌써 50명이 넘었다. 이미 대학생들의 소비패턴 분석을 원하는 업체와 헤드헌팅 업체들이 타타UFO에 손을 내밀고 있다. 그는 “중국도 지난해부터 플레이 방식이 달라졌다”며 “시장 자체가 큰 데다 자본이 모여들고 인재도 많다 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경쟁이 혁신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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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2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무버블 애즈(Movable Ads)’란 모바일 광고회사를 창업한 이재왕(35) 대표는 틈새 스포츠 광고 시장을 개척했다. 스포츠 구단의 고객 분석을 해주고 이를 광고와 연계하는 법에 집중한 것이다. 미국풋볼리그(NFL)와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구단들과 실무 협의를 하며 오스틴뿐 아니라 서울과 독일 쾰른에 지사를 냈다. 서울에서 대학까지 마친 그는 고교 졸업 직후 처음 창업을 했으며 이번이 다섯 번째 창업이다. 그는 “세계 시장에서 승부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기업가 정신에 대해 이해도가 낮은 한국의 기업문화 때문에 해외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록 밴드 멤버였던 류호석(39) 대표는 애플 아이튠즈에 한국 음악을 제공하는 음악 유통 플랫폼 ‘뮤직 스프레이’를 창업했다. 가수나 연주자 등 음악인들은 이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음원을 직접 유통할 수 있다. 인디 음악인도 클릭 몇 번으로 아이튠즈와 아마존 등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의 음원을 판매할 수 있다.

 한류(韓流)를 활용해 해외 창업에 나서기도 한다. 중앙대를 졸업하고 무역회사에 다니다 창업한 김진영(33) 대표는 중국 지방을 노렸다. 1년간 조사 끝에 한국 ‘패션 액세서리’라는 아이템을 정한 그는 중국 쓰촨성 더양(德陽)에 멀티숍을 차렸다. 통관 문제와 모호한 이미지로 시행 착오를 겪던 그는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신데렐라’라는 로드숍을 쓰촨성 청두(成都)에 차리며 유명해졌다. 지금은 청두·시안(西安)·충칭(重慶) 등 중국 서부 3대 도시를 비롯해 20여 개 매장을 운영한다. 그는 중국 중부와 남부로도 진출했다. 김 대표는 “한류 열풍 속에서도 중국에서 한국 액세서리 사업을 하는 게 오지에서 전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창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시장에 대한 연구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워싱턴·새너제이·베이징·상하이·도쿄·자카르타=정재홍·최준호·신경진·서유진·정원엽·하선영 기자, 베이징·뉴욕·워싱턴=예영준·이상렬·채병건 특파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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