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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절친악당' 고준희, 꽤 괜찮은 액션 여배우의 탄생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오랜만에 꽤 괜찮은 액션 여배우가 탄생했다.

배우 고준희(30)가 25일 개봉된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임상수 감독)'에서 첫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긴 팔과 긴 다리 등 우월한 신체조건으로 선보이는 액션 연기는 꽤 흥미롭다. 이번 영화에서 '잘빠진' 액션 연기를 선보이지만 사실 그동안 그는 액션 연기를 꺼려왔다. 도전하지 않은 장르라는 점에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액션 분량이 많지 않았고, 평소 좋아하는 임상수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용기를 냈다. 이번 영화에선 그의 캐릭터 변신도 볼거리다. 극 중 고준희는 레카를 끌며 하루 벌어 하루 생활하는 나미를 연기한다. 가족도 '절친'도 없지만 어느 날 거액이 든 돈 가방을 손에 넘으며 위험천만한 일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함께 폐차장에서 일하는 샘 오취리(야쿠브)와는 더욱 긴밀해지고, 돈 가방 때문에 한 무리가 된 류승범(지누)과는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낀다. 류승범과 관계가 무르익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고준희의 대담함과 즉흥성은 꽤 신선한 충격을 던진다. 그동안 주로 '차도녀' 캐릭터를 연기한 고준희의 반전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액션 스쿨을 다니면서 재밌었어요. 다음에 더 분량이 많은 액션신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번 해봤으니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겠죠?" 이렇게 또 한 명의 신흥 액션 여배우가 탄생했다.

-임상수 감독의 영화라서 단번에 출연을 결정했다던데요.

"맞아요. 꼭 한 번 감독님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원래 (김)효진 언니가 하려고 했던 역할이었잖아요. 캐스팅 기사도 난 적이 있고요. 그런데 언니가 임신하면서 다시 여배우를 찾는다고 했을 때 하고 싶었어요. 효진 언니랑 같이 작품을 한 적이 있어서 친하기 때문에 다음 작품이 '나의 절친 악당들'인 줄 알고 있었거든요. 그 때 영화에 대해 얘기를 들었을 때도 그렇고 재밌는 영화가 될 것 같아서요. 일단 유니크 하잖아요."

-그동안 액션 연기가 무서워서 도전을 못 했다는 말을 했죠.

"정확히 말하면 안 해본 것에 대한 무서움이죠. 그런데 나미는 전문 스파이나 경찰가 아니잖아요. 레카를 끄는 게 본업이고, 따라서 액션을 잘하지 않아도 되는 캐릭터라 부담이 크진 않았어요. 또 영화에서 액션신의 비중이 엄청 많지도 않고요. 액션 스쿨을 2개월 정도 다니면서 꽤 재밌었어요. 영화에서 하지 않는 액션도 배울 땐 좀 짜증도 나고 힘들긴 했지만, 무술감독님이 기본기이기 때문에 영화에서 하지 않는 기술도 익혀야된다고 해서 열심히 트레이닝 받았죠."

-액션 연기할 때 통쾌함도 있었나요.

"나미는 던져지고 많이 맞는 역이기도 하고, 액션 신을 끊어서 찍다보니 통쾌함까지는 느끼지 못 했어요.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액션의 재미를 알았죠."

-다음에 또 액션물에 도전할 만큼 흥미로운 작업이었나요.

"네.(웃음) 한 번 해봤으니 다음엔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파트너 류승범 씨와는 언론시사회부터 인터뷰까지 서로 칭찬일색이에요.

"실제로 촬영하는 동안 정말 좋았기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일단 제가 오빠를 리스펙트(존경)하는 걸 오빠도 너무 잘 아니깐 좋을 수 밖에 없었어요. 승범오빠는 연기할 때 특유의 에너지가 있잖아요. 제가 오빠를 존경하는 건 당연했죠. 제가 일단 오빠를 믿고 시작하니깐 오빠도 저를 믿고 많이 챙겨줬던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의견 공유도 많이 했어요. 오빠가 가끔 '내가 나미라면 이럴 것 같아'라는 식의 팁을 줄 때가 있었어요. 사실 다른 배우의 캐릭터에 대해 얘기해주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오빠가 그렇게 얘기해줬을 때 너무 고마웠어요. 오빠와 감독님 덕분에 제가 나미를 더 많이 사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임상수 감독의 전작에 비해 노출 수위가 높지 않아요.

"조율한 건 전혀 없었어요. 처음부터 딱 그 정도였어요. 지누(류승범)와 나미가 3일, 총 여섯 번 자는 걸로 나오잖아요. 그것도 딱 적당했다고 생각해요. 감정의 무르익음을 표현하는 과정을 보여주기에 세 번의 장면이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촬영하는 과정에서 힘든 건 없었나요.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고, 또 영화 '레드카펫' 팀이 촬영팀이라 호흡도 좋았어요. 힘든 건 노출 신 연기할 때였어요. 어쨌든 노출을 해야되고, 또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소리도 내는데 그런 걸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민망하죠. 처음 노출 장면을 찍을 땐 정말 민망하고 어색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찍을 땐 승범 오빠랑 연기하는 것 자체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오빠 덕분이죠."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어요. 부담스럽진 않나요.

"그렇진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옷과 아이템을 착용했을 뿐인데 그 모습을 좋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머리카락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있어요. 숏컷을 했네요.

"원래는 작품이 정해지고, 그 캐릭터가 숏컷이 어울리면 그때 숏컷을 하려고 다짐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참기가 힘들더라고요. 한 번 시원하게 잘라보고 싶었어요.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캐리 멀리건 헤어스타일을 보고 숏컷이 더 하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과감히 잘랐죠. 그런데 숏컷이 이렇게 관리하기 힘든 줄 몰랐어요. 단발이 편했어요. 다시 길러야할까봐요."

-올 하반기 계획도 세워뒀을 것 같아요.

"좋은 작품을 찾아야죠. 또 친한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어요. 얼마 전에 절친들이랑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어요. 저에게도 '절친 악당들'이 있거든요. 저 빼고 다 유부녀인데 자주 만나요. 그냥 같이 있기만 해도 재밌어요.(웃음). 요즘 꽃꽂이도 계속 배우려고요. 동그랗게 꽂는 방법부터 네모난 것에 꽂는 것까지 다양한 스타일이 있더라고요. 그 재미에 푹 빠졌어요."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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