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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만이 왜 야당입니까"|유치송 민한당 총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정치인은 항상 결과에 대한 책임을 져야합니다. 민한당에 참여해 민한당의 이름으로 국회의원이 됐으면 민한당의원 자격으로 심판을 받아야해요. 당에서는 떠나고 국회의원직을 갖고 있으면서 소속했던 정당에 욕을 하고 떠난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겠소?』
현역의원 10명의 탈당으로 큰 타격을 받은 민한당의 유치송총재는 탈당의원들이 무척 괘씸한 듯 평소보다 훨씬 단호한 어조로 심경을 밝혔다.
『두고보십시오. 자기의 존재논리를 손바닥 뒤집듯 바꾸면서 정치곡예를 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로부터 얼마나 후한 대접을 받을 것인가를 말입니다. 정치가 그 사회의 상황을 외면할 수 없지만 명색이 국민의 대표라는 사람들이 알량한 시류에 따라 움직여서야 되겠습니까?』
-탈당한 사람들의 진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나로서는 납득할만한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공천에 불만이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만 그것만으로 탈당이유가 되겠습니까?』
-평소 유총재의 지도노선과 민한당이 현실에 안주한다는 비판에 남달리 민감했던 것은 아닐까요?
『정치인이라면 스스로 시국을 보는 눈과 행동에 있어 앞뒤를 맞추어야 합니다. 어떤 사람(김현규전정책의장을 지칭)은 내가 자기를 안만나주고 조직강화특위에서 소외시켜 참을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분명히 밝히건대 나는 그 사람에게 만나자고도 했고 아침을 같이하면서 얘기를 듣겠다고도 했는데 응하지 않았어요. 그래놓고 나중에 만났더니 자기 변명만 하더군요. 사무처에 알아보니 앞으로 나갈 지구당보조비까지 탈당 며칠전에 가불해 가는등 치밀한 사전준비를 했습디다.
-많은 의원들이 신한민주당의 바람에 불안을 느끼고 당지도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지않습니까?
『우리는 줄기차게 해금을 주장해왔고 또 해금후 그들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런데 정작 해금이 되자 그들은 우리에게 대동단결하자는 일언반구도 없이 야당세의 분산에 몰두했습니다. 신당에 참여하는 것이 야당의 명분을 찾는 것이란 생각은 오판일 겁니다.』
-24일 열릴 의원총회에서 갖가지 불만과 민한당의 문제점이 드러나지않겠습니까?
『수습방안을 갖고 의원총회에 나가겠습니다. 몇사람이 전열을 이탈했다고 해서 제1야당이 소용돌이에 빠져서야 되겠습니까? 남아있는 의원들은 공동의 피해가인만큼 양식을 지키리라고 봅니다.
단결을 전제로 건설적인 의견이 나오게끔 사전에 충분히 노력하겠습니다.』
-수습방안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습니까?
『이미 조윤형·김은하·이중재·고재청·오홍석·금승목의원등 중진들로부터 고견을 들었고, 오늘 중 이태구·신상우부총재와 만나 결론을 내겠습니다.』
-탈당사태와 관련해 당내에서 인책문제가 나오던데….
『공천에 불만을 품고 몇명이 튀어나갔다 해서 공천이란 어려운 작업을 맡았던 사람들에게 일방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없죠. 정치생명을 그런 식으로 결정하는 사람들로부터 피해를 보거나 정치생명에 상처를 입어서는 안됩니다. 다만 이 기회에 당조직을 선거대책기구로 개편해 분위기를 일신할 생각입니다』
-선거대책기구는 구상이 끝났습니까?
『내일 발표하겠어요. 선거대책본부장은 3차해금입당한 조윤형씨에게 맡기고 가장 중요한 홍보대책위원장은 2차해금 입당한 조세형씨에게 맡길 생각입니다. 그밖에 기획·총무·조직·정책분과위원장은신구세력을 조화시킬 것이고 나는 선거때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일선에서 지난 4년간 민한당이 구축한 업적을 평가받겠습니다.』
-공천은 언제 끝낼 예정입니까? 도대체 정책지구는 있습니까, 없습니까?
『연내에 거의 매듭을 지어 공천탈락자들이 거취를 결정하는데 충분한 시간을 주겠습니다. 일부의 이탈을 막기 위해 공천을 질질 끄는 것은 있을 수 없어요. 정책지구는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들 서울강남의 경우를 두고 말하는 모양인데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당의 의지대로 이중재씨가 공천후보로 될겁니다.』
21일 아침 상도동 유총재 자택에는 이번 탈당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한다며 소속의원들이 여러명 찾아와 구체적인 건의를 하기도 했다. <전 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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