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노건평 출두 통보 … ‘성완종 특사’ 금품 수수 의혹

중앙일보

입력 2015.06.23 00:33

업데이트 2015.06.23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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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2007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특별사면 의혹과 관련해 당시 성 전 회장 측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73)씨에게 사면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관련자 진술이 나와 검찰이 진위를 확인 중이다. 이에 따라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노씨에게 소환을 통보하고 구체적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검찰은 또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정·관계 인사 8인 이외의 인사로는 처음으로 새누리당 이인제(최고위원)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 등 여야 의원 2명도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특별수사팀 관계자는 22일 “특별사면과 관련해 꼭 확인해야 할 내용이 생겨 노씨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노무현 정부 차원에서 2003년부터 추진된 행담도 개발사업에 경남기업 계열사인 대아건설을 시공사로 참여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120억원을 이 회사 김재복 대표에게 무상 대여한 혐의(배임증재)로 기소됐다. 그는 2007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고, 한 달여 만인 그해 12월 31일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그러나 사면 발표 당일 막판에 성 전 회장이 사면 대상자로 추가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특별사면을 대가로 노씨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경남기업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품 수수 관련 물증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이에 대해 노씨는 “조사해 보면 결과가 나올 것 아니냐”며 의혹을 부인했다. 앞서 수사팀은 특별사면 당시 박성수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불러 조사했으나 그 역시 “사면 과정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다. 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와 직접 연결된 의혹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하고 추가로 불거진 의혹을 조사 중이다.

 이인제 의원에 대한 조사는 2012년 4월 총선 당시 이 의원이 성 전 회장으로부터 공천과 관련해 로비를 받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이 의원이 성 전 회장과 같은 충청 출신인 데다 선진통일당 시절부터 가까운 사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3월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졌다. 이후 이 의원이 소속돼 있던 선진통일당으로 당적을 바꿔 충남 서산-태안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수사팀은 이 의원에게 22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이 의원은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다음주로 연기해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

 이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에게서 단돈 1원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2년 4월 총선 때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출마한 류승규 전 의원이 선거자금 2000만원이 부족하다며 중앙당에 빌려달라고 요청해와 ‘성 전 회장에게 부탁해 보라’고 한 적은 있지만 내가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석탄공사 사장을 지낸 류 전 의원은 이 의원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팀은 김한길 새정치연합 의원이 지난해 9월 추석 때 가족과 함께 경남기업이 지은 베트남 하노이의 ‘랜드마크 72’를 방문해 투숙한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성 전 회장에게서 여행 경비 등을 지원받았는지 등 의혹을 확인 중이다. 김 의원 측은 “성 전 회장이 항공권을 보냈지만 김 의원이 이를 취소하고 본인 경비로 다시 결제했다”고 해명했다. 

김백기·박민제·이유정 기자 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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