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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로 잡혀서도 동료 돌본 이병, 65년 만에 훈장

중앙일보

입력

한국전쟁 때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으면서도 동료 미군 포로들을 돌본 참전용사에 대해 미국 의회가 65년 만에 수훈십자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일(현지시간) 데니스 로스 미국 하원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전 참전용사인 에드워드 핼컴(84·사진)에게 수훈십자훈장을 수여하는 조항이 미국 의회가 조정 중인 2016회계년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됐다. 핼컴은 1950년 7월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서 북한군과 교전하다 포로로 잡혔다. 서울의 포로 수용소까지 강제 행군을 해서 올라온 핼컴은 19살 나이의 이병 계급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위생병들을 독려해 376명의 미군 포로들을 간호했다. 로스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두 달 간 서울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핼컴은 질병과 감염에 노출되는 것을 무릅쓰고 환자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핼컴은 이후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군이 퇴각하며 미군 포로들을 평양으로 강제 행군시키는 과정에서도 다친 포로들을 돌봤다. 핼컴은 그 해 10월 평양 수용소에서 동료 4명을 규합해 탈출하며 목숨을 건졌다. 로스 의원은 “동료 미군 포로들을 돌보고 지킨 핼컴에게 수훈십자훈장을 수여하는 게 너무나 늦어졌다”고 말했다. 수훈십자훈장은 명예훈장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무공 훈장이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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