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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식량·인구문제에 큰 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미국은 이제 과학기술 종주국에서 밀려났는가』-. 전자산업 등 고부가가치 업종분야에서 일본의 도전에 직면해 있고, 에너지 해양 등 부문에서 유럽국가들의 강력한 공략을 받고 있는 미국의 과학전문가들이 탄식처럼 뇌는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부정적 상황하에서도 미국이 갖고있는 저력은 믿음직스러우며, 앞으로도 역시 미국이 세계의 과학기술을 주도해 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대중과학잡지 사이언스 다이제스트지는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저명한 원로과학자 56명에게 의뢰, 「앞으로 과학기술계를 이끌고 갈 40세이하의 미국 과학자 1백명」을 선정, 12월호에 특집으로 꾸몄다.
1백명을 성별로 분류해보면 여성이 10명으로 10%. 또 전공분야별로 보면 유전공학을 포함한 생물분야가 24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물리학(22명). 컴퓨터과학과 화학이 각각 14명이며, 천문학(10명), 수학(7명), 심리학(5명), 재료금속학(3명), 환경공학(1명)의 순이다.
이들이 근무하는 곳은 버클리대와 AT&T(미국 전화전신회사)가 각각 8명으로 가장 많고, MIT대와 스탠퍼드대가 각7명으로 역시 대학에서 연구중인 학자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알수 있다.
선정된 사람중에는 18살에 박사학위를 받은 「하비·프리드먼」박사(스탠퍼드대·삭학) 같은 이도 있지만 대부분이 대학이나 대학원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다가 그 후에 두각을 나타낸 대기만성형들이었다.
또하나의 특징은 이들이 대부분 도시의 변두리나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출신이라는 점. 미국은 전통적으로 대도시 출신에서 유명한 과학자가 나오는 일이 적었는데 이번 선정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스 다이제스트지는 이들을 일일이 인터뷰하고, 또 『앞으로 20년안에 과학이 해결해야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 78명으로부터 답을 받아내 정리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공통된 과제는 에너지 문제의 해결, 식량·인구문제의 해소 등으로 56%가 이를 거론했고 암의 퇴치, 핵전쟁 방지, 환경오염 해결 등도 주요 과제로 지적됐다.
작은 분야별 과제로는 순수물리학 분야에서 우주생성의 열쇠가 되는 대통일장이론의 입증과 빅 뱅이론(우주가 계속 팽창한다는)의 정립을 들고 있다.
응용분야에서는 컴퓨터의 인공지능과 유전공학을 포함한 분자생물학이 해결돼야할 과제이면서 가장 발전이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추세는 30년전에 실시했던 유사한 조사와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오늘의 젊은 과학자들은 순수과학에 안주, 자신의 성취감에만 만족하지 않고 과학기술을 통해 사회에 만연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젊은 과학자들은 『과학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해결에 기여할수 있을뿐』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과학기술로부터 이익을 얻을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문화적인 습관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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