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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금주의 경제’] 엘리엇 매니지먼트 폴 싱어 회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30호 18면

블룸버그

‘미국의 대표적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삼성의 지배구조 변경 계획을 바꿀 수도 있다.’

삼성물산 공격한 아르헨티나의 적

미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의 보유지분을 늘린 3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렇게 전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삼성물산 지분 4.95%를 가지고 있다가 3일 2.17%를 추가로 확보하며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다음달 17일 삼성물산 임시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등을 현물로 배당하라는 주주제안서도 제출했다.

엘리엇 매니지먼트는 변호사 출신의 폴 E. 싱어 (71사진)가 1977년 세웠다. 엘리엇 펀드는 그의 가운데 이름(Elliott)에서 따왔다. 미국 로체스터대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싱어는 변호사로 활동하다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변호사 활동으로 모은 돈과 가족·친지로부터 끌어들인 130만 달러를 종자돈으로 시작했다. 미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헤지펀드 자산(2014년 기준)은 250억 달러 (약 28조원)이상이다. 개인 자산은 19억 달러.

그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다. 2003년 미 P&G의 헤어용품 업체 웰라 인수에 반기를 들면서 결국엔 소액 주주의 매입가를 끌어올려 상당한 이익을 챙겼다. 아르헨티나 국채를 헐값에 대량으로 사들여 13억3000만 달러에 이르는 원금을 모두 돌려달라는 소송을 미 법원에 제기해 지난해 승소하기도 했다. 당시 아르헨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그를 ‘탐욕스런 투기꾼(vulture)’이라고 비난하자 “아르헨티나 지도자들은 예측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맞받아쳤다.

엘리엇펀드가 삼성물산의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하는지 단순히 시세차익만을 노린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삼성이 힘겨운 상대를 만난 것만은 분명하다.

염태정 기자 yo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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