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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오늘도 온종일 더울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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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5월 평균 기온이 42년 만에 최고를 기록하는 등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이다. “오늘도 왼종일 덥더라” “더워서 왼종일 물을 들이켰더니 입맛이 없다” “냉방도 안 되는 데서 왼종일 일하느라 더위 먹은 것 같다” 등 빨리 찾아온 더위 탓에 여기저기서 푸념하는 소리가 들린다. 장마철인 6~7월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을 것이란 기상청 예보에 벌써 올여름 폭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동안’이란 뜻의 명사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라는 뜻의 부사로 흔히 쓰는 ‘왼종일’은 잘못된 표현이다. 단어의 의미를 좀 더 강조하기 위해 ‘온’을 ‘왼’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으나 올바른 말은 ‘온종일’이다. ‘왼’을 버리고 ‘온’을 표준어로 정했기 때문이다. 모음이 단순화한 형태를 표준말로 삼은 경우다.

 “왼종일 덥더라” “왼종일 물을 들이켰더니” “왼종일 일하느라” 등처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왼종일’을 모두 ‘온종일’로 고쳐야 한다. ‘온 종일’과 같이 띄어 쓰는 이도 간혹 있지만 하나의 낱말이므로 붙이는 게 맞다. ‘온’은 ‘전부의, 모두의’라는 뜻의 관형사이므로 ‘온 세상’ ‘온 국민’ ‘온 집안’처럼 띄어 쓰는 게 원칙이지만 ‘온종일’의 경우는 다르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관형사와 명사의 결합이 완전히 굳어져 한 단어가 된 합성어이므로 띄어 쓰지 않고 붙여 쓴다.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웬종일 땡볕에 서 있느라 고생했다” “전국적으로 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왠종일 계속됐다”와 같이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웬종일’ ‘왠종일’ 역시 바른 표현이 아니다. ‘온종일’로 고쳐야 한다. ‘종일’이나 ‘진종일’로 써도 무방하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의’라는 의미를 지닌 관형사 ‘온갖’ 역시 ‘왼갖’으로 잘못 사용하는 경우가 꽤 있다. 우리 귀에 익숙한 민요 새타령도 “새가 날아든다. 왼갖 잡새가 날아든다”와 같이 부르곤 하는데 표준어는 ‘온갖’이다. ‘웬갖’이나 ‘왠갖’으로 쓰는 사람도 있지만 모두 사전에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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