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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창고 방화 추정 불 … 임신 아내 둔 경비원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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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경기도 김포시 제일모직 물류창고에서 25일 오전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소방헬기와 소방차 등 장비 180대와 소방관 880명을 투입해 3시간40여 분 만인 오전 5시55분쯤 불길을 잡았다. 이 화재로 경비원 윤모씨가 숨지고 창고 안에 보관 중이던 옷과 원단 1600t이 모두 불탔다. [뉴시스]

경기도 김포시의 제일모직 물류창고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경비직원 한 명이 숨지고 수백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25일 오전 2시10분쯤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제일모직 물류창고 7층에서 불이 났다.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6만2000㎡인 건물 제일 위층에서였다. 소방관 880명과 헬리콥터·살수차 등 소방장비 180대가 출동했으나 불은 창고에 있던 옷과 원단을 태우며 아래로 번졌다. 불은 2~7층 5만㎡를 태운 뒤 3시간40여 분 만인 오전 5시55분쯤 꺼졌다.

  119구조대는 불이 꺼진 뒤 6층 엘리베이터에서 의식을 잃은 경비직원 윤모(35)씨를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동료 경비직원들에 따르면 윤씨는 화재경보기가 울리자 현장을 확인하러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윤씨는 오전 2시20분쯤 자신의 구조 요청 대신 임신한 아내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다. 윤씨의 아내는 사고 현장에서 “(남편이) 너무 뜨겁다. 숨을 쉴 수가 없다는 말을 남겼다”며 흐느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물류창고 7층 폐쇄회로TV(CCTV)에서 이날 0시25분쯤 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플라스틱 상자를 옮기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 남성이 부탄가스통을 들고 다니는 모습도 찍혔다. 부탄가스통은 발화 추정 장소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방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25일 오후 늦게까지 CCTV에 찍힌 남성을 추적했다.

 불이 난 창고는 빈폴·에잇세컨즈·갤럭시 같은 제일모직 브랜드의 옷과 원단을 보관했다가 전국 매장 등으로 보내는 곳이다. 소방 당국은 불에 탄 옷과 원단이 총 1600t, 시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일모직 측은 “김포 창고는 전국으로 나가는 의류를 배송하는 물류기지 가운데 가장 큰 곳”이라며 “아직 현장을 소방 당국이 통제하고 있어 피해액 등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일모직은 또 “매장에는 일단 다른 물류창고에 있는 의류를 보낼 수 있어 제품 공급과 판매에 당장 차질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최모란·이현택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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