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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비즈 칼럼

‘주택건설 아이디어 거래소’ 를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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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오동훈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도시행정학회장

후기산업사회에서는 ‘수요자 중심 시장’이나 ‘다품종 소량 생산’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 주택시장에서 사람들은 점차 보다 차별적이고 다양한 수요부응형 주택상품을 기대한다. 물론 이런 생각이 시장에서 민간에 의해 자생적, 자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공에서도 이를 선도하고 주도해서 주택시장에 미래수요 부응형 주택상품들이 보다 다양하게 나올 수 있게 시장 환경을 조성할 수도 있다.

 국토교통부가 주택건설사들에게 차별적인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시장에 새롭고 다양한 주택상품들이 나올 수 있도록 조장하는 정책을 썼으면 한다. 예를 들어 정부가 건설사들을 경쟁시켜 다양한 개발 아이디어와 상품을 도출케 하고 LH공사 등 여러 공사들을 경쟁시켜 다양한 아이디어와 상품이 나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주택과 관련된 친환경소재, 신재생에너지, 신기술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들은 물론이고 개인들도 경쟁시켜 관련 아이디어와 상품이 자발적으로 도출되게 했으면 한다.

 가칭 ‘주택건설 아이디어 상품 거래소’를 만들자는 것이다. 마치 기술거래소처럼 말이다. 이와 같이 O2O(Offline to Online) 플랫폼을 만들어 주택건설이나 주택에 관련된 새로운 상품과 유관 제도 그리고 주택 관련 다양한 자재와 관련 기술 및 그 기술이 융합된 아이디어와 상품 등이 상기 거래소를 통해 매매되게 하는 공유의 장이 필요하다.

 보통은 기존에 건축인테리어 전시회, 건축자재 전시회, 주택개발 분양전시나 홍보 등 주택관련 아이디어와 상품들이 전시되고 나면 조금만 지나면 잊어진다. 만약 이때 전시되었던 상품 및 관련 정보들 중 우수한 것들은 DB화하고, 심지어 전시회는 안 나갔더라도 일반인들의 좋은 아이디어들을 공모를 통해 받고 심사 후 좋은 아이디어와 상품들까지도 모두 DB화시킨 거래소 O2O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원래 국내는 각 주택건설사들이 협력사들 위주로 폐쇄적인 시장구조로 회사를 운영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O2O 플랫폼을 통해 주택공급자간에 경쟁도 붙이고 오픈마켓화한다면 중장기적으로 상생하게 될 것이다. 매분기, 매년 이런 행사를 시행한다면 정부가 주도하는 이런 제도의 결과를 건설사와 공사들은 자연스럽게 홍보와 마케팅의 수단으로도 쓸 수 있을 것이다.

 ‘주택 건설 아이디어 상품 거래소’는 현 정부에서 노력하고 있는 창조경제 추진과도 일맥상통한다. 조만간 IT 등 첨단기술이 접목되지 않는 주택 및 주택 관련 상품들은 아마 시장에서 거의 찾기 힘들 것이다. 기존의 주택시장과는 달리 시간이 가면 갈수록 향후에는 실질적으로 친환경 소재, 신재생 에너지, 신기술 아이디어 등을 다루는 벤처 및 창업기업들은 무한한 잠재성이 있는 주택건설 산업과 주택관련 산업에 접목되어 많은 기능과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질 다양한 거래는 창조경제의 취지와도 잘 부합될 것을 확신한다. 이제 국토교통부가 나설 때이다.

오동훈 서울시립대 교수 한국도시행정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