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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준 심경고백 인터뷰 "지금이라도 가겠다. 선처를 바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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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 기피로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39·미국명 스티브 유)이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19일 오후 10시 30분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를 통해 13년 만에 입을 연 유승준은 등장과 함께 90도 인사를 하며 무릎을 꿇었다. 그는 시종일관 슬픈 표정과 이따금 거친 숨소리로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유승준은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인사를 드려야 할 것 같다”라며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수 유승준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승준은 “제가 여러분 앞에 무릎을 꿇는 이유는 제 어눌한 말 솜씨로 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아서 먼저 사죄하는 마음이다”라며 “이 자리는 제 심경고백이 아니고, 그냥 여러분께 제 잘못을 사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장관님, 병무청장님, 출입국관리소장님, 한국에 병역을 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에 물의를 일으키고, 또 허탈하게 해 드린 점 정말 사죄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나왔다”고 덧붙였다.

유승준은 13년 만에 입을 연 이유를 묻는 질문에 “용기가 안 났다. 마음의 준비도 안 돼 있었다. 모든 것들이 내 잘못이라는 걸 뒤늦게 깨우치고 나오게 됐다. 그 전까지는 자존심이 허락지 않았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항간에는 유승준이 돈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있다”는 진행자의 물음에 유승준은 “20세 때부터 부모님을 모셔왔고, 지금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찍었다”며 “절대로 돈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스티브 유씨가 만약 다시 시기를 2002년 1월로 돌아간다면 군대를 갈 것인지’라는 실시간 댓글에 대해 유승준은 “가야죠. 당연히 가야요. 당연히 가야죠”라며 가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38세가 군대 갈 수 있는 최대연령인데 본인의 나이가 39세가 되는 지금에 와서 무언가 밝힌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 가능한 대목이다’는 실시간 댓글에 대해서 그는 “작년 7월 만 38세의 나이에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한국에 귀화해 군대에 가려고 실제 한국 쪽과 접촉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말했다. 또 “성룡도 ‘그 길밖에 없는 것 같고 그 길이 맞다’고 말했고, 한국 쪽 관계자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듣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나중에 알고 보니 만 38세까지 징집 대상인 것은 80년대생만 적용이 되는 것이었다”며 “70년대생은 만 36세부터 징집 대상이 아니다. 나는 76년생이어서(만 38세였기 때문에) 군대에 갈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유승준은 인터뷰 도중 “아들이 내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춘다. 아이들을 보고 내 문제로 영향을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과 떳떳하게 한국땅을 밟고 싶다”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그는 “국민 여러분 너무 시간이 오래지나서 사죄말씀 드려서 죄송하다. 그러나 용기가 없어서 나오지 못했고 늦게나마 사죄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한국에 다시 돌아가고 싶고,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다시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다”며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법무부나 출입국관리사무소가 유승준에 대한 입국금지 해제와 한국국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는 취지로 보도되고 있으나 그런 입장을 밝힌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유승준은 지난 1997년 3월 데뷔앨범 ‘west side’의 타이틀곡 ‘가위’로 데뷔해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수식어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모았던 그는 2001년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고 4급 판정을 받은 후에도 병역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히며 국민적 호감을 샀다. 하지만 그는 2002년 입대를 3개월 여 남긴 시점에 해외 공연을 이유로 출국한 후 약혼녀 오모씨의 미국 영주권 취득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후 가족이 거주 중이던 미국에서 시민권을 취득했다.

결국 병무청은 출입국 관리법 11조(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 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다)에 의거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후 그는 중국으로 건너가 성룡이 이끄는 엔터테인먼트사와 전속 계약을 맺고 활발히 활동을 이어왔다.

이날 방송은 인터넷 아프리카TV(http://afreeca.com/shinpro)를 통해 홍콩 현지에서 전 세계에 생중계 됐다. 현지 중계 및 진행을 담당한 신현원프로덕션의 신현원 대표는 “녹화를 통해 편집 과정을 거치면 승준씨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가 훼손, 왜곡 될 수 있기 때문에 무편집 상태 그대로 생중계하기로 결정 했다”고 전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사진 아프리카 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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