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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cc짜리 나온다 … 쏘나타 30년 만의 파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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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현대자동차가 다음달 1.6L(1.6터보) 모델 쏘나타를 출시한다. 1985년 11월 쏘나타가 첫선을 보인 이래 30년 동안 준중형급인 배기량 1600㏄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는 이번이 처음이다. 전 세계적인 ‘엔진 다운사이징(엔진 배기량을 낮추면서도 연비를 높이는 기술)’ 추세에 따라 준중형급인 1.6L 엔진을 달고도 중형 성능을 내는 쏘나타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다음달 중순부터 쏘나타 1.6과 쏘나타 디젤(1.7L) 모델에 대한 사전 예약을 받는다고 18일 밝혔다. 당초 올 8월로 예정된 출시 일정을 두 달가량 앞당겼다. 기아차 ‘K5 신형 모델’의 출시 시기(7월 초)보다도 보름 정도 이르다. 차량 인도 시기는 다음달 하순 또는 7월 초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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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관계자는 “수입차 공세 속에서도 시장점유율 41%를 사수하기 위해선 결국 쏘나타가 월 8000대 이상씩 팔려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국내 고객들에게도 미국·중국에서 인정받은 엔진 다운사이징 모델을 하루빨리 내놔야 한다는 게 경영진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쏘나타 1.6터보의 최대 무기는 역시 강한 ‘심장(엔진)’이다. 직분사(GDi) 엔진을 장착한 덕분에 배기량을 400㏄ 낮추고도 최대 출력은 2.0CVVL(168마력) 모델보다 높은 177마력을 기록한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11.9초에서 7.8초로 줄였다. 연료 효율을 좌우하는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으로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를 장착해 연비도 L당 12.7~12.8㎞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주행 성능을 앞세우기 때문에 타깃 수요층은 20~30대 소비자로 설정했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사실 1.6터보는 젊은 소비자들을 노린 전략 차종”이라면서도 “30년간 지켜온 쏘나타의 ‘시장 포지셔닝(2.0~2.4L 중대형 세단)’을 뒤흔드는 전략인 까닭에 회사 안에서도 마지막까지 출시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을 정도”라고 말했다. 직분사(터보) 엔진 모델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디젤 등 파워트레인을 다양화해 첫 차가 나온 지 30년이 지난 쏘나타를 ‘젊은 감각’으로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 같은 엔진 다운사이징 덕분에 10년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배기량 1L대(1500~1700㏄) 엔진을 장착한 중형차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신형 K5도 엔진을 세분화했다. 기존 2.0모델에 1.6터보,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등 총 7가지 모델이 7월부터 출시된다. 르노삼성도 중형차 SM5에 1.6터보 모델과 1.5디젤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수입차 중형차도 2L 이상이라는 기존 통념이 깨지고 있다. 지난해 8월 1.8L 가솔린 모델을 출시한 폴크스바겐 ‘파사트’는 지난 한 해 총 5509대가 팔려 전년 대비 판매량이 11% 늘었다. 프랑스 ‘푸조’도 지난해 11월 1.6L 디젤 차종인 ‘508 에코터보’를 내놨다. BMW도 해외에서는 ‘5시리즈’의 1.8L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19만6359대) 가운데 2000㏄ 미만은 전체 55%(10만7490대)에 달한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연비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오염 문제까지 대두됨에 따라 앞으로도 엔진 소형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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