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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슈츠 JP모간 CPM, “그렉시트 가능성 작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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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 11일(현지시간) 그리스는 만기를 하루 앞두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려 쓴 7억5000만 유로를 갚았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부채 상환이 어렵다는 내용의 통보까지 했다가 IMF 가입국들이 경제규모에 따라 할당받는 특별인출권(SDR)을 동원해 겨우 국가 부도 위기를 피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 끝이 아니다. 다음달엔 IMF에 16억 유로를, 7월엔 유럽중앙은행(ECB)에 34억 유로를 추가로 갚아야 한다. 그리스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고 국가 부도를 선언할 것이라는 그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는 건 그래서다.

 그러나 지난 12일 만난 폴 슈츠(사진) JP모간 유럽주식운용그룹 대고객 포트폴리오 매니저(CPM·Client Portfolio Manager)는 “그렉시트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CPM은 펀드를 실제 운영하는 매니저들을 대신해 고객을 만나 투자 대상 시장과 펀드 운용 상황을 설명하는 매니저다.

 - 대규모 부채 만기가 계속해서 돌아오는데 그리스는 이를 갚을 능력이 없어 보인다. 그럼 결국 그렉시트가 일어나지 않겠나.

 “더 이상 잃을 게 없을 때 자신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쓰는 전술이 있다. 벼랑 끝 전술이다. 그리스는 지금 이걸 구사하고 있을 뿐 실제로 EU 탈퇴를 원하지 않는다. EU 탈퇴 여부를 묻는 여론조사 등에서 탈퇴 찬성 주장이 많은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원래 반대론자들의 목소리가 크지 않나. 보통 사람들은 평소엔 조용히 있다 실제 투표장에 가서야 목소리를 낸다. 영국의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주민 투표도 조용했던 분리 독립 반대론자들이 이기지 않았나.”

 -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역시 우려하지 않아도 되나.

 “최근 총선에서 보수당이 이겼다. 보수당은 친EU 성향이다. EU 탈퇴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까진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보수당에서 주민들을 설득할 것이다.”

 - 그럼 유로화 붕괴 가능성은 없는 건가.

 “유럽의 재정위기가 시작될 당시만 해도 유로화 붕괴에 대한 우려는 실체가 있었다. 하지만 재정위기의 주범인 스페인·이탈리아·아일랜드·포르투갈 같은 나라 상황은 그때와는 다르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유럽 내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그렉시트나 브렉시트란 위험을 차치하더라도 유럽 시장이 너무 많이 상승해 투자하기 불안하다.

 “유럽 시장을 끌어올린 가장 강력한 동인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정책이다. 미국은 양적완화 정책을 접고 긴축정책으로 전화하려 준비하고 있지 않나. 미국에 비해 유럽에 투자 기회가 더 많다는 의미다. 미국인들도 유럽에 투자하고 있다.”

 - 유럽의 경기 회복이 독일 같은 일부 국가에 한정됐다는 우려도 있다.

 “주식을 사는 건 그 나라에 투자하는 게 아니다.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EU 내에서 경제 상황이 가장 안좋은 프랑스만 보더라도 르노나 푸조자동차처럼 자국 이외의 지역에서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 많다. 오히려 이들 기업 주가가 전체 경제 상황 때문에 저평가돼 있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 시장이 꾸준히 오르면서 신흥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평가가 나온다.

 “1, 2년 전과 비교하면 유럽의 주식이 비싸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의 실적 상황과 유럽의 경제 지표 등을 감안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고 본다.”

 - 지금 유럽 시장에 투자한다면 어떤 펀드가 좋나.

 “리스크가 있더라도 고수익을 원한다면 유럽 중소형주 펀드가,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한다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가 적합하다.”

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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