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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사격 때 조교에게 방탄복 … 국방부 뒷북 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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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일 대전시 유성구 예비군 훈련장에서 한 예비군이 쇠사슬로 고정된 총으로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국방부는 예비군훈련 안전대책을 보강하기로 했다. [뉴시스]

서울 동원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해당 부대의 실사격 훈련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또 사격장 내 사로(射路·사격하는 곳)마다 조교 한 명씩을 배치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예비군훈련 총기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사고가 발생한 52사단 210연대의 예비군 실사격 훈련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며 “ 다른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2사단 210연대에 입소하는 예비군들은 10발씩 쏘는 사격훈련 대신 사격술이나 안전조치 등의 교육을 받는다. 실사격 훈련 중단기간은 국방부의 안전대책이 확정될 때까지다.

 국방부는 모든 사격장에서 조교와 예비군을 일대일로 운영키로 하고, 총기를 고정하는 틀과 안전고리 등 사격장 내 안전시설도 보강하기로 했다. 통제에 투입될 현역 장병 수가 부족한 만큼 장교와 부사관 출신 예비군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격통제 교관이나 조교들을 상대로 우발사고 대비 교육을 강화하고, 지휘관들의 현장감독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6일부터 가동되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예비군 사격훈련 통제 매뉴얼도 새로 만들기로 했다. 특히 조교들에겐 신형 헬멧과 방탄복을 지급, 착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현역복무 때의 자료를 예비군 부대와 연동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며 “인접 사수를 보호하기 위해 방탄유리로 만든 사로 칸막이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고 가해자인 최모(23)씨의 가족들은 별도 장례식 없이 시신을 화장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전역자의 현역 시절 복무 자료를 예비군 부대가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번 사건 가해자 최씨가 현역 복무 시절 관심병사였음에도 실탄이 지급된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지난 14일 최씨가 쏜 총에 맞아 숨진 희생자 2명에 대해선 순직 처리가 결정됐다. 육군 관계자는 “예비군들도 부대에 들어와 훈련하면 현역과 같다. 물론 가해자 최씨는 순직 대상에서 제외”라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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