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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연구팀, 머리카락 40분의 1 두께에 갤럭시S6보다 해상도 4배 높은 LED 개발

중앙일보

입력

갤럭시S6ㆍ아이폰6 같은 최신 스마트폰보다 해상도가 4~7배 높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자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두께가 머리카락의 40분의 1에 불과하고 신축성도 뛰어나다. 연구진은 "상용화되면 SF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사람 손목에 붙이는 모니터를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의 현택환 단장(서울대 화학과 중견석좌교수), 김대형 연구위원(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양자점(Quantum dot)을 이용해 세상에서 가장 얇고 신축성이 높은 초고해상도 발광다이오드(LED)를 만들었다고 14일 밝혔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소개된 논문을 통해서다.

양자점은 나노미터(㎚, 1㎚=100만 분의 1㎜) 크기의 반도체 결정을 가리킨다. 크기에 따라 스스로 다양한 빛을 내는 게 특징이다. 연구팀은 양자점을 구부릴 수 있는 기판에 정밀하게 배열할 수 있는 기술(음각 전사-인쇄법)을 개발해 양자점 LED(QLED)를 만들었다.

이 소자는 해상도가 2460ppi(pixel per inch, 가로ㆍ세로 1인치당 픽셀 수)나 된다. 유기물 LED(OLED)를 사용하는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6의 해상도는 577ppi, 아이폰6는 326ppi다. 두께는 2.6㎛(1㎛=1000분의 1㎜)에 불과하다.

OLED와 달리 마음대로 구부리거나 잡아 늘릴 수도 있다. OLED는 어느 정도 구부릴 수 있긴 하지만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만든 QLED가 하늘하늘한 필름이라면 OLED는 플라스틱 책받침 정도에 불과하다. 가령 최근 출시된 갤럭시S6엣지의 공급이 달리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휜 디스플레이와 곡면으로 깎은 유리를 접합시키는 공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와 수율(收率, 불량 없이 제품을 양산하는 비율)이 떨어진다"는 게 점문가들 얘기다.

반면 연구팀이 만든 QLED는 접혀 주름이 잡히거나 거꾸로 팽팽하게 잡아늘려도 이상없이 빛을 낸다. 또 저전압에서도 작동돼 아이들이 좋아하는 판박이처럼 사람 피부에 붙여 ‘전자 문신’처럼 쓸 수도 있다.

김대형 교수는 “새 소자로 기존 웨어러블 기기의 단점을 해결한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만들 수 있다”며 “OLED 기술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 같은 곳에서 만든다면 쉽게 상용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올해 유민재단이 수여하는 홍진기창조인상(과학기술 부문)을 받았다.

김한별 기자 kim.hanb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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