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임흥순(46)씨가 9일(현지시각) 열린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시상식에서 출품작인 '위로공단'으로 은사자상을 받았다. 짝수해마다 열리는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에서는 지난해 건축가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이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가 있지만, 홀수해에 개최하는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에서 한국 작가가 은사자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본전시가 아닌 국가관(한국관)에 참여한 전수천·강익중·이불이 각각 1995년과 97년, 99년에 특별상을 받은 게 전부였다.
베니스 비엔날레 측은 국가관과 최고작가·평생공로자 부문에 황금사자상을 시상하고, 본전시에 초청받은 작가 가운데 은사자상을 수상한다. 이번 한국관 출품작가인 문경원·전준호 작가는 상을 받지 못했다.
임흥순은 오쿠이 엔위저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이 기획하는 본전시 '모든 세계의 미래'에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남화연(36)과 함께 초청받았다. 한국작가가 본전시에 초청받은 것도 2009년 구정아·양혜규 이후 6년만이었다.
엔위저를 비롯해 베니스를 사로잡은 '위로공단'은 국내와 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 등에서 만난 공장 근로자와 이주 노동자 등을 담은 95분 분량의 영화작품으로, 아시아 여성의 노동문제를 다뤘다. 그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 봉제공장에서 근무한 어머니 등 자신을 지원해준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임흥순은 지난해 성곡미술관 '내일의 작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