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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순찰 … 편의점엔 비상벨 구미, 안전도시 변신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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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영광과 임무를 어깨에 메고 이 땅에 굳게 서다 민주경찰~.”

 지난 2월부터 경북 구미시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다. 경찰이 사이렌 소리 대신 이런 가사의 경찰가를 틀며 순찰한다. 노래 사이사이에 “문단속을 잘하자” “보이스피싱을 조심하자” 등 범죄 예방 문구도 넣었다. 국내에서 오직 구미시에만 있는 ‘음악순찰’이다. 배기환 구미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경찰가가 나오는 것만으로 범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고 주민들에겐 경찰이 곁에 있다는 안정감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찰가까지 트는 구미시는 경북 23개 시·군 중 범죄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지난해만 1만7834건이었다. 2013년(1만9632건)과 2012년(1만7950건)에도 범죄 발생 1위였다. 42만여 명이 거주하는 구미는 인구가 더 많은 포항(51만여 명)보다 범죄 발생건수가 많다. 포항에선 지난해 1만7233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채희창 경북경찰청 생활안전계장은 “구미시민의 연령이 평균 35세에 LG 등 대기업이 밀집해 있어 외지인과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며 “젊은 산업형 도시다 보니 다른 시·군과 달리 범죄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북의 다른 지역은 어떨까. 경북 23개 시·군 전체의 연간 범죄 발생건수는 9만여 건. 살인은 50건 이상, 성폭행·추행은 700건 이상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포항·구미·경산 등 경북의 범죄 총 발생·검거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는 경북에서 총 8만8983건의 범죄가 발생했다. 2013년 9만8164건, 2012년 9만3070건으로 수치로만 보면 줄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범죄가 줄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살인과 성폭행·추행 같은 강력 범죄는 별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각각 55건, 772건으로 2013년(53건·965건)과 2012년(51건·757건)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

 경북경찰청은 다양한 범죄 예방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풋 SOS’가 단연 눈에 띈다. 구미시에는 범죄의 주된 표적이 되는 편의점 250여 곳이 있다. 지난해 11월 경찰은 시내 모든 편의점에 일종의 무선 방범벨인 풋 SOS 시스템을 설치했다. 강도가 침입했을 때 종업원이 발로 계산대 아래에 있는 벨을 슬쩍 밟으면 경찰서에 자동으로 위험 신호가 전해진다. 최근 2명의 강도가 이 비상벨 때문에 붙잡혔다. 경찰은 포항 등 다른 도시에도 잇따라 풋 SOS를 설치하고 있다.

 김치원 경북경찰청장은 “현재 경북도 내에는 방범용 폐쇄회로TV(CCTV) 8506대가 설치돼 있다”며 “연말까지 1748대를 추가해 시골 구석구석까지 범죄 없는 경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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