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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가우도, 오지의 섬서 감성여행 1번지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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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만의 중간에 위치한 가우도의 모습. 섬 안으로 들어갈수록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돼 있어 속살이 아름다운 섬으로 불리운다. 주변에 문화유적이나 유명 관광지들이 많아 감성여행을 즐기려는 탐방객들이 몰린다.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거대한 ‘V’자 모양을 한 강진만에 홀로 떨어진 섬. 배를 타야만 생필품을 구할 수 있는 오지(奧地). 젊은이들이 뭍으로 떠나기만 하는 이별의 땅. 이런 섬이 최근 몇년새 주말이면 3000여 명이 찾는 생태관광의 명소가 됐다. 전남 강진군에 있는 가우도(駕牛島) 얘기다.

 속살이 아름다운 신비의 섬

 가우도는 강진군 도암면에 있는 친환경 생태섬이다. 섬 안에 조성된 2.4㎞의 탐방로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치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나무로 된 데크길을 걸으며 힐링여행을 즐길 수 있어 천혜의 트레킹 명소로 입소문이 났다. 섬 양쪽에 설치된 총 길이 1154m짜리 다리까지 합쳐도 2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하다.

 자동차가 다니지 않는 청정섬으로 이름이 나면서 주중에도 전국에서 탐방객들이 몰린다. 섬 양쪽에 놓인 출렁다리를 이용해 사람만 도보로 드나들 수 있다. 교통이 불편했던 외딴 섬을 명품 힐링코스로 만든 것도 다리 때문이다. 2013년 건설된 다리들은 강진만의 전체 지형을 ‘V’자에서 ‘A’자 모양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강진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사는 섬이면서도 태고적 원시림과 생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워낙 교통이 불편한 오지였던 탓에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게 매력 포인트가 됐다. 섬 곳곳에는 거대한 후박나무와 소나무·곰솔·편백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전체 면적 0.32㎢ 중 65%가 임야여서 섬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숲을 이룬다. 가우도란 이름은 섬의 모양이 소의 멍에를 닮아 붙여졌다.

 가우도는 싱싱한 자연산 수산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청정해역인 강진만의 한가운데 위치해 꼬막이나 낙지·바지락·전어·굴·황가오리 등이 많이 난다. 14가구 31명이 사는 마을에선 주민들이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맛보거나 살 수도 있다.

 감성여행 1번지의 중심점인 ‘가고싶은 섬’

 가우도는 남도답사 1번지인 강진에서 감성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중간 지역이다. 인근에 다산 정약용 유적지와 영랑 김윤식 생가 등 유명 답사코스가 즐비하다. 청자박물관과 다산기념관·하멜기념관 같은 문화체험시설도 많다. 지난 2일에는 한국민화뮤지엄이 문을 열면서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강진이 지닌 문화역사적인 가치는 가우도 안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김윤식 선생의 조형물이 설치된 영랑쉼터에는 그가 남긴 시들을 보며 사색에 잠겨볼 수 있다. 의자에 앉아있는 영랑시인 옆에 앉아 함께 사진을 찍는 트레킹족들도 많다. 강진에서 귀향살이를 했던 다산도 1802년에 이 섬을 찾기도 했다. 당시 다산은 가우도 등에서 만난 어부들의 삶을 자신이 쓴 책들을 통해 기록으로 남겼다.

 가우도는 전남도의 핵심 사업인 ‘가고싶은 섬’에 선정되면서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가고싶은 섬은 전남 곳곳의 도서 지역을 명품 섬들로 가꾸는 사업이다. 남해안이 지닌 천혜의 비경을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가우도 등 6곳을 선정했다. 가우도에는 강진의 특산품인 청자 모양을 한 전망탑과 공중하강체험시설(집와이어)이 설치된다. 감성여행 1번지로 떠오르고 있는 강진군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강진군은 이 곳을 바다와 꽃향기가 가득한 섬으로도 꾸밀 계획이다. 향후 3년간 테마 길을 주제로 다양한 꽃을 심어 가꾸고 옛 당제터 등도 복원한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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