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완구·홍준표 측근 오늘 소환 … '성완종 리스트' 인물 본격 수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측근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검찰이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 측 핵심 관계자에게 소환을 통보하는 등 2단계 수사에 들어갔다. 이 전 총리는 변호인을 선임해 본격적인 수사 대비에 나섰다.

 경남기업 관련 의혹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28일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일정을 관리하는 실무 담당자들에게 각각 29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그간 성 전 회장 측근들을 집중 조사했던 수사팀이 ‘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당사자 측 인물을 소환하는 것은 처음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그간의 수사가 기초를 다진 것이라면 이제부터는 기둥을 세우는 단계”라며 “이 전 총리와 홍 지사의 공식적·기초적인 일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두 사람부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전날 한 차례 조사했던 정낙민(47) 경남기업 인사총무팀장과 조모(44) 법무팀장을 이날 다시 불러 회계자료와 ‘로비 장부’ 관련 정황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전날 사임한 이 전 총리는 검사 출신인 A변호사를 선임하고 검찰 수사에 대한 대응을 준비 중이다. 이 전 총리는 전날 총리 이임식 후 누적된 피로 등으로 병원에 입원했다. 또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기 전 대전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A변호사는 “선임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변론전략 등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했다.

 수사팀은 특히 성 전 회장이 큰 선거가 있을 때마다 정권을 가리지 않고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정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은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노무현 캠프로부터 2억원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3억원을 건넸다. 당시 선거자금을 담당했던 이상수 총무본부장은 충청권에 연고가 있는 이재정(현 경기도 교육감) 유세연수본부장에게 성 전 회장에게 정치자금을 요청하도록 했다고 한다. 당시 캠프 관계자는 “2억원을 요청했는데 성 전 회장이 3억원을 보내왔다”며 “2004년 대검 중수부 수사 당시 소상히 밝혔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성 전 회장은 2002년 대선 전에 열린 지방선거 때도 자유민주연합에 불법 정치자금 16억원을 제공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허태열 직능총괄본부장에게 7억원을 건넸고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홍문종 조직총괄본부장에게 2억원을 제공했다는 성 전 회장 주장에 대해선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박민제·한영익 기자 letmei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