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4~5명의 새로운 친구들과 팀 조깅을 하게 됐어요.”
28일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는 지난 5일 자신을 향한 테러 이후의 변화를 재치 있게 표현했다. 조깅을 할 만큼 몸이 회복됐고, 한국 정부의 경호요원들이 늘 함께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의미였다. 왼쪽 손의 깁스도 풀었다. 신경이 완치되지 않아 좋아하는 농구를 못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며칠 전 아들 세준의 100일 잔치 이야기엔 함박웃음을 지었다.
리퍼트 대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 이야기에 다시 진중해졌다. 그는 “역사 문제는 매우 어렵고 까다로우며 중요한 문제”라며 “(아베 총리의) 방미가 동북아 지역의 화해와 치유를 가져오는 솔직하고 건설적인 방문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의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 발언에 대해서는 “미 국무부에서 공식적으로 의견을 밝히는 게 옳다”며 답을 피했다.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은 “주변 국가의 주권을 완전히 존중하고 국제법을 지키는 내용이 포함됐다”며 반겼다.
논란이 된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HAD) 체계 도입 문제는 “현재 공식적 논의가 없지만 적절한 시점이 오면 투명한 방식으로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 위협에 따른 사드 수요를 파악하고 배치를 결정해야 하기에 어디가 최선일지 판단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과거 미국과 깊은 반목이 있었던 쿠바·이란·미얀마와 협상에 진전이 있었지만 북한은 변화가 없다”며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가질 때까지 제재 및 억지를 유지하는 고립 전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리퍼트 대사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예방했다. 지난달 16일 취임한 홍 장관 신임 인사차 방문이다.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나타난 리퍼트 대사는 장관실 직원에게 한국말로 ”죄송한데 커피잔 좀 (버려 주세요)”이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정원엽·전수진 기자 wannab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