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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이 놀라겠어, 울릉도 땅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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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크기가 20㎡ 안팎인 낡은 상가의 매도호가(부르는 값)가 1억5000만~2억 원. 3.3㎡당 가격이 3000만원 정도다. 부동산가격이 국내 최고 수준인 서울 강남권이 아니다. 우리나라 동쪽의 끝, 동해에 우뚝 솟은 섬인 울릉도(경상북도 울릉군) 얘기다.

 관광객이 늘면서 울릉도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 인근은 부르는 게 값이다. 지역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매도호가가 서울 강남과 맞먹는 3.3㎡당 3000만원에 이른다. 한 중개업소 사장은 “3000만원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다”며 “3년 전 3.3㎡당 1600만원 정도에 거래됐으니까 호가가 3년 새 두 배로 뛴 셈”이라고 말했다.

 울릉도의 또 다른 항구인 울릉·저동항 역시 땅값이 최근 몇 년 새 두 배 정도 올라 3.3㎡당 600만~1000만원을 호가한다. 항구뿐만이 아니다. 사동리 등 일주도로 주변 땅값은 3~4년 전 3.3㎡당 30만~40만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열배에 가까운 3.3㎡당 300만원을 호가한다.

 울릉도 땅값이 치솟기 시작한 건 대략 3년 전부터다. 공시지가 상승률이 2012년까지만 해도 전국 평균에 못 미쳤다. 하지만 2013년 공시지가가 17.63% 급등한 뒤로 매년 치솟고 있다. 지난해엔 33.14%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가 12.45% 올라 상승률 전국 5위를 기록했다.

 관광객이 크게 늘어 상가나 펜션·호텔 등과 같은 숙박시설 개발 수요가 몰리고 있는 영향이다. 최근 각 항구나 일주도로 주변으로 상가, 호텔·펜션 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로 울릉도 전체에 개발 붐이 불면서 거의 대부분의 지역 땅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50인승 소형비행기의 이착륙할 수 있게 지난해 말 개발계획이 확정된 울릉공항도 땅값을 끌어 올리는 호재다. 2017년께 착공 55년여 만에 바닷가를 따라 섬 전체를 잇는 일주도로(44.2㎞)가 완전 개통할 예정이다. 이 도로가 개통하면 울릉도 관광객이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경북도는 내다본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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