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분에 다양한 꽃 심고 이끼 장식하면 끝
꽃 높낮이와 개화 시기 고려해서 연출
주 1~2회 물만 주면 돼 관리도 간편한 편
더 플라자 플라워숍 지스텀(LL층) 스튜디오에서 지난 23일 江南通新 독자 8명과 플라워 클래스를 했다. 지스텀 수석 플로리스트 채송아 실장이 봄 꽃으로 미니정원 만드는 법을 알려줬다.
미니정원은 화분에 흙을 담고 그 위에 식물을 심는 가드닝(gardening)의 한 종류다. 정원이 없는 주택이나 아파트에 사는 현대인들이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방법이다. 시든 꽃이나 식물을 뿌리째 제거하고 다른 식물이나 꽃을 꽂으면 계속 두고 볼 수 있다는 것도 미니정원의 장점이다. 미니정원은 관리법도 간편하다. 보통 주 1~2회 정도로 물을 주면 된다. 채 실장은 “흙이 젖어있는데도 계속 물을 주면 뿌리가 썩기 쉽다. 흙이 완전히 마른 후 물을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간혹 욕실에 화분을 놓고 샤워기로 물을 뿌리는 경우가 있는데 미니정원은 이렇게 하면 흙이 다 쓸려 내려가기 때문에 피한다. 또 꽃이 있는 식물은 꽃에 직접 물을 주지 않고 뿌리에 줘야한다. 잎식물은 잎에 직접 물을 준다.
미니정원에 필요한 준비물
채 실장은 미니정원 만들 때 필요한 식물과 도구부터 설명했다. 가장 중요한 건 꽃이다. 이날 만든 미니정원엔 안젤로니아·조팝·호야·유월설·트리안같이 뿌리가 있는 봄꽃을 사용했다. 안젤로니아·호야는 생명력이 강해 평소 화분을 관리하는 데 자신 없는 사람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꽃은 양재꽃시장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흙은 배양토와 마사토 2가지를 준비했다. 배양토는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흙을 비율에 맞게 섞어 놓은 것으로 병충해에 유리하다. 배양토는 가로·세로 각각 30㎝ 크기의 화분을 기준으로 20mL가 필요하다. 마사토는 입자가 매우 작은 자갈로 식물을 심고 마지막 단계에 흙 위에 올려 장식한다. 이날 화분은 철 재질의 틴(tin)을 사용했다. 채 실장은 “틴 케이스는 잔잔하고 하늘거리는 느낌이 나는 봄꽃과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다만 물이 빠질 수 있도록 틴 바닥에 미리 구멍을 뚫어둬야 한다.
만드는 순서와 장식하는 법

미니정원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틴 케이스에 흙을 깔고 그 위에 원하는 대로 식물을 배치한 후 이끼와 돌로 장식하면 된다.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구상이다. 식물을 심기 전 화분에 식물을 여러 가지 방향으로 배치해 보면서 위치를 정해야 한다. 그림 그릴 때 스케치를 먼저 하는 것과 같은 이유다. 식물을 배치할 땐 꽃의 개화 시기와 뿌리의 크기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식물의 높낮이도 고려해야 하는데 높이가 같은 꽃끼리 배치하면 단조로운 느낌이 난다. 반면 높낮이가 다른 식물을 고루 섞어주면 생동감 있는 연출을 할 수 있다. 채 실장은 “꽃에도 표정이 있기 때문에 식물을 돌려가며 놓고 방향을 결정하라”고 말했다.
틴 위에 작은 그물망을 깐 후 그 위에 배양토를 넣는다. 배양토의 양은 틴 높이의 3분의 1 정도가 적당하다. 그 위에 준비한 꽃과 식물을 구상한 대로 심는다. 식물은 큰 것부터 배치한다. 식물의 높이는 흙을 채우는 양을 달리해 가며 조절할 수 있다. 꽃시장에서 파는 식물은 보통 화분에 담겨 있는데 식물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해서 꺼낸다. 식물은 너무 붙여서 배치하면 뿌리가 숨 쉴 공간이 없어 상하기 쉽기 때문에 서로 잘 자랄 수 있도록 적당한 공간을 둬야 한다. 식물을 배치한 후 빈 공간은 흙을 넣어 채운다. 채 실장은 “흙을 채울 때 손으로 너무 힘을 주어 누르면 배수가 잘 되지 않으므로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가볍게 힘을 주어 채워야한다”고 설명했다. 흙을 화분 높이까지 채운 후에는 그 위에 물에 적신 비단이끼를 올린다. 이끼는 신선해 보이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흙의 수분증발을 막아줘 식물 관리할 때도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이끼 위에 돌이나 마사토를 올려 장식한다. 평소 돌에 물에 적시면 가습효과가 있다.
시연이 끝난 후 독자들이 직접 미니정원을 만들었다. 채 실장은 독자들에게 식물 심는 위치를 알려줬다. 독자 김연아(30)씨는 “가드닝은 처음 해 봤는데 꽃꽂이보다 거친 느낌이지만 직접 손으로 흙을 만지고 느낄 수 있어 좋았다”며 “특히 꽃을 오래 두고 볼 수 있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