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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찾아가기] 항공기 객실 승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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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유아용 좌석에 아이에게 안전벨트를 매주고 있다. [사진 아
시아나항공·진에어 한국항공전문학교]

탑승 2시간 전 업무 시작해 비행 중엔 ‘3분 식사’ ‘2시간 쪽잠’
20시간 이상 비행하기도 해 체력·정신력 중요…외국어 필수
‘하늘의 꽃’이라 불리지만 불규칙적인 생활과 감정노동 고충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승객에게 환한 미소와 함께 음료와 식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항공기 객실 승무원(이하 승무원)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다. 단아한 외모와 우아한 말투로 승객을 대하기 때문에 ‘하늘의 꽃’이라 불리지만, 2013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감정노동의 직업별 실태’ 조사결과에서 감정노동에 가장 많이 시달리는 직업으로 승무원을 꼽았다. 승무원들을 흔히 백조에 비유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겉모습은 평화로워 보이는 백조가 가라앉지 않기 위해 물 속에서 끊임없이 발버둥 치는 것처럼 승무원들의 우아한 모습 뒤에는 승객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땀과 노력이 숨어 있다는 얘기다. 청소년 중에는 정확히 뭘 하는지 모른 채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막연히 승무원을 선망하는 경우가 많다. 승무원이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 알아봤다.

업고 뛰며 수십 명 구한 선임승무원

“쾅.” 2013년 7월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불시착해 탑승객 307명 중 3명이 사망하고 180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건 당시 객실 승무원들이 여자의 몸으로 승객을 업고 뛰는 등 몸을 아끼지 않고 구조 활동을 벌인 덕분이다. 특히 객실의 총책임자였던 이윤혜 아시아나항공 최선임승무원(객실 사무장)은 항공기 뒤쪽에서 발생한 화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장을 도와 소화기로 불을 끄면서 남은 승객들을 대피시켰고, 모든 승객이 빠져나간 걸 확인한 후에야 비행기에서 나왔다. 그의 행동은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그는 당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몸이 저절로 움직여 탈출에 필요한 절차를 하기 시작했다”며 “승객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이 기내 서비스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생명구조 임무까지 수행한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예다. 탑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게 승무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비행기 추락, 불시착 등의 돌발 상황에서 침착하게 승객들의 대피를 도와야 한다. 이윤혜 승무원도 18년 비행 경력 중 처음 비상상황을 겪은 것처럼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늘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1) 승무원들이 비상상황 시 비행기에서 탈출하는훈련을 하고 있다. 2)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모습.
3)승무원들은 항상 깔끔하고 단정한 옷차림을 해야 한다. 4) 진에어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음료수를
나눠주고 있다.

하지만 한두 번 훈련으로 비상상황에 대처하는 건 쉽지 않다. 각 항공사에서 매년 꾸준한 훈련을 통해 비상탈출 등에 대비할 수 있게 돕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신입사원 때 23과목으로 된 안전초기 훈련을 189시간에 걸쳐 이수해야 하고, 일 년에 한 번씩 14시간이 넘게 비상탈출·화재진압·안전절차·응급처치 등 8과목에 대한 정기훈련을 받는다. 12개월 단위로 치르는 정기 시험에서 3회 이상 탈락하면 퇴사해야 할 정도로 철저하게 평가한다. 박소희 아시아나항공 선임승무원은 “이런 훈련을 통해 비행 사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항공기 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하면 ‘나라면 그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을지’부터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이륙할 때까지 1분, 1초 쉴 틈 없어

승무원이 하는 일을 크게 이륙 전과 후, 비행 중으로 나눠진다. 비행기 객실의 총책임자인 객실 사무장 주재로 동승 승무원들끼리 모여 그날 타는 비행기 기종, 이·착륙시간, 승객 예약 상황 등에 대해 확인하고 역할을 분담하는 객실브리핑이 업무의 시작이다. 항공사마다 시간과 장소는 조금씩 다르지만 국제선은 탑승시간 2시간20분, 국내선은 1시간10분 전에 공항이나 본사에 모여 실시한다. 박상아 아시아나항공 선임승무원은 “승객이 탑승하기 훨씬 전부터 서비스와 안전상태 등을 점검해 비행을 준비한다”며 “항공기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 부족한 신입 때는 브리핑 시간보다 2~3시간 일찍 와 비행기 내부 구조 등에 대해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객실 브리핑 후 기장이 주관하는 합동 브리핑까지 끝나면 본격적인 이륙 준비를 한다. 기내 시설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소화기·구급약품·자동제세동기 등이 잘 구비돼 있는지 파악한다. 또 기내식과 면세품 등이 승객 수와 요구사항에 맞게 실었는지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박효선 진에어 라인1팀장은 “승객들의 식사를 싣지 않은 채 이륙했다고 해도 항로를 변경해 다시 돌아갈 수는 없다”며 “특히 구급상자 등을 빠뜨리면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제대로 응대하지 못해 승객을 위험에 처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한 준비와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준비를 마치고 승객 탑승까지 끝나면 비행기가 이륙준비를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는데, 이때 비상장비 사용에 대한 안내를 한다. 영상을 상영하거나 승무원들이 직접 좌석벨트 사용법, 비상구 위치 안내, 산소마스크 위치와 사용법 등에 대해 알려준다. 박효선 팀장은 “객실브리핑부터 이륙할 때까지 1분 1초도 쉴 틈이 없다”며 “승객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땀 흘리면서 뛰어다닐 때도 많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이륙을 시작할 때 승무원도 벨트를 매고 점프시트라고 부르는 승무원용 의자에 앉는다. 업무를 시작해 처음으로 한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이지만, 이때도 가만히 앉아 쉬는 게 아니다. 비상구 위치와 작동법, 비상장비 위치와 작동법, 비상탈출 순서 등을 머릿속으로 계속 떠올려야 한다. 송수은 진에어 기내안전서비스팀 사원은 “이를 ‘30초 검토(Thirty Seconds Review)’라고 부른다”며 “이·착륙 때 사고가 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정신을 바싹 차리고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로 대응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행기가 이륙해 안전고도에 접어들고 좌석벨트 착용신호가 꺼지면 본격적인 기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음료와 기내식을 제공하고 면세품을 판매하는 일 등이다. 보통 하나의 카트를 2명의 승무원이 담당하고, 식사 후에도 커피·차 등의 디저트와 입국신고서 등을 승객에게 제공 한다. 기내식 제공 횟수는 비행예정시간 마다 다르다. 6시간 이내일 때는 1회, 6시간 이상일 때는 2회, 12시간 이상일 때는 3회 제공하는 게 원칙이다. 이외에도 틈틈이 화장실 청소를 하고 승객들의 요구사항을 들어줘야 한다. 목적지에 도착해 승객들이 모두 비행기에서 내리면 승무원의 업무도 일단락된다. 

아시아나 초봉 연 4000만원, 항공권 70장 제공

많은 사람들이 승무원을 선호하는 건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는 사실 외에 높은 임금수준과 다양한 복지혜택 때문이다. 비행 시간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아시아나항공은 초봉 연 4000만원을 받고, 본인·배우자·부모·배우자 부모·자녀 등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비행기 티켓을 한 해 70장 제공한다. 박소희 선임승무원은 “보통 국제선은 해외에서 1~2일 머무른 후 돌아올 때가 많다”며 “지금까지 비행 때문에 가본 도시만 20곳이 넘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만큼 힘든 일도 많다. 비행 스케줄에 맞추다보면 불규칙한 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보통 승무원들은 한두 달 전에 스케줄이 나온다. 한 달 기준으로 보통 80시간 비행하고, 8일 쉰다. 미주나 유럽 등 장거리 비행을 할 때는 지칠 수밖에 없다. 박상아 선임승무원은 “보통 10시간 이상 비행하면 2시간씩 번갈아 가며 휴식을 취하게 돼 있지만, 막상 휴식시간이 주어져도 긴장이 풀리지 않아 비행기 안에서는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고 말했다.

 비행 중에는 식사를 제 시간에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고객들에게는 환한 미소와 따뜻한 밥을 최상의 서비스로 제공하지만 정작 승무원들은 3~4분 만에 밥을 먹어 치우거나 한 끼를 3~4번에 나눠 먹는 일이 빈번하다. 또 화장실도 승객들이 모두 사용하고 난 후에나 이용할 수 있어 승무원 중에는 방광염 등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든 일은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웃으면서 사람을 대해야 하는 거다. 또 승무원의 잘못이 아닌데도 승객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과해야 할 때도 많다. 송수은 사원은 “날씨나 항공기 결함으로 비행이 지연됐을 때 승무원에게 소리부터 지르는 사람이 많다”며 “억울할 때도 많지만 승무원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가 항공사 이미지를 결정한다는 생각에 승객들의 터무니없는 불만에도 대충 응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객실 승무원 채용 시 키 제한 점차 사라져

승무원들은 “웬만한 정신력 없이 이 직업을 버텨 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비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길게는 20시간 넘게 긴장을 유지한 상태로 고객을 응대하는 것도 힘든데 다양한 ‘진상 승객’들이 승무원을 더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박효선 팀장은 “진정한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는 아이한테는 엄마의 모습으로 다가가야 하고, 기내에 난동 부리는 승객에게는 경찰이 돼서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비상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위험을 감수하는 구조대원이 돼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강인한 체력이다. 아무리 외모가 뛰어나게 아름답고 서비스가 좋아도 체력을 키우지 않으면 버텨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박소희 선임승무원은 지금도 일주일에 3~4일은 한강에서 조깅하거나 테니스를 치고, 해외에 체류할 때도 반드시 숙소 피트니스를 찾아 운동을 한다. 그는 “아무리 이 일에 매력을 느껴도 육체적 한계에 부딪히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운동을 통해 기초체력을 키워놔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희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색동나래교실에 참여해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직
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외국어 능력은 필수다. 항공사에서 요구하는 영어인증능력시험 점수는 토익 550~600점이지만 비행 시 외국인 승객을 응대하려면 영어로 무리 없이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야 한다. 또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 업무 특성상 새로운 사람과 일을 할 때가 많고 잘 모르는 사람과 해외에서 한방을 쓰는 일이 자주 있어서다. 박상아 선임승무원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까칠하고 예민한 성격을 가진 사람은 승무원에 적합하지 않다”며 “성격이 모난 데가 없이 둥글둥글 해야 오래 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외모 등을 포함한 신체 조건을 중요하게 평가했지만 요즘에는 대부분 항공사에서 키 제한을 없애고 있다. 보통 암리치(까치발을 한 채 팔을 위로 쭉 뻗었을 때 길이)가 220cm를 넘으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승객 머리 위 선반에 물건을 넣고 꺼내는 데 어려움을 없어야 업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어서다. 철저한 자기관리는 기본이다. 승무원은 보통 비행근무 전 12시간 내 음주, 24시간 내 잠수, 72시간 내 수혈을 금지하고 있다.

진로 전문가가 본 이 직업
관광객 늘면서 전망 밝아

항공기 객실 승무원은 많은 여성들이 선망하는 직업이다. 다른 직업에 비해 급여 수준이 높고, 다양한 복지 혜택을 보장받을 수 있으며, 사회적 평판도 좋다. 자기 계발의 기회도 많다. 퇴사 후에도 이런 경험을 살려 승무원 양성학원 강사로 일하거나 호텔·여행사 등에서 서비스 관련 업무를 이어갈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그만큼 힘든 점도 많다. 최근 언론에서 기내 난동 사건이나 폭언 행위 등이 자주 보도되면서 항공기 객실 승무원의 업무 고충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또 근무시간이 불규칙하고, 기내 서비스와 장거리 비행으로 체력 소모도 크다. 불면증·위장병·허리디스크와 같은 직업병이 있는 사람이 많다.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 주5일 근무제 실시로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며, 중국·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을 찾는 여행객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 여객은 8143만 명으로 전년도(7334만명)에 비해 11% 증가했다. 한국 항공 역사상 최대 실적이다.
 항공사들도 국내외 노선을 증편하거나 신설하고 있어 항공기 객실 승무원의 일자리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대학과 전문학원에서 많은 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기존 직원의 근속 기간이 예전에 비해 길어지고 있어 취업경쟁은 계속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강옥희 한국고용정보원 생애진로개발센터 책임연구원

대표 학과 -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국내 1호…“학교 생활도 실전처럼”

인하공업전문대학(인하공전) 항공운항과는 국내에 있는 2·4년제 대학의 항공 관련 서비스학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해외여행을 금지하던 1977년 개설돼 올해 38년째다. 이영희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학과장은 “당시 대한항공은 승객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을 느꼈고, 대학 때부터 승무원에게 필요한 능력을 교육시켜 제대로 된 승무원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신입생을 선발할 때부터 승무원으로서 자질을 중요하게 평가하는 이유다.

 매년 총 190명을 선발하는데, 정시보다 수시 모집 비중이 크다. 수시 1·2차를 합쳐 전체 90%에 해당하는 170명을 뽑고 나머지 10%를 정시에서 선발한다. 수시와 정시를 통틀어 당락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면접이다. 보통 용모, 발표력, 상황 대처 능력 등 다섯 가지 항목을 평가한다. 이 학과장은 “면접의 비율이 67% 정도로 높다”며 “내신과 수능 성적이 아무리 우수해도 면접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면 합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년 입학경쟁율이 50대 1을 넘을 정도로 높다.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취업 맞춤형 커리큘럼이다. 교과 과정이 하나부터 열까지 승무원 양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승무원의 역할을 실제로 비행기에서 체험하는 항공객실서비스 실무실습, 항공기내 식음료 실무실습 수업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학교 내에 마련된 대한항공 보잉 777기종에서 비행 시 수행해야 할 승무원의 업무를 전부 경험한다. 이륙 전 화장실 청소와 안전장비 점검, 이륙 후 식음료 서비스, 비상상황 발생 대처법 등을 익히는 거다. 이 학과장은 “학생들은 이런 수업을 통해 취업뿐 아니라 항공사에 승무원으로 입사한 후에도 경쟁력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학년 김진현씨는 “초반에는 비행기 내에서 실수도 많이 하고 자신이 맡은 역할도 제대로 해내기 버거웠다”며 “여러 번 반복하면서 승객에게 서비스하는 노하우도 쌓고 나뿐 아니라 주변까지 살필 수 있는 능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이론 수업도 승무원으로서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크게 외국어와 서비스로 나눠지는데, 외국어도 단순히 기초를 습득하고 회화를 배우는 게 아니라 항공기 객실에서 사용하는 영어·중국어·일본어 회화를 익히게 돕는다. 서비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서비스마인드·국제문화이해·커뮤니케이션스킬 등의 수업을 통해 어떤 태도와 말투로 고객을 대해야 하는지를 배운다. 김씨는 “졸업하면 객실 내에서 승객과 3개 국어로 대화하는 게 가능하고, 말투와 표정부터 달라진다”고 말했다.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잘돼 있다. 면접실무실습 수업은 영어면접, 기내방송 상황별 응대 요령 등을 익히고,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 실시하는 영어캠프는 항공사 취업에 필요한 토익 점수 취득을 돕는다. 이 학과장은 “보통 17박18일 동안 학교가 지정한 연수원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영어 공부에만 집중한다”며 “캠프를 마친 후 토익 점수가 200점씩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수업뿐 아니다. 생활 속에서도 승무원으로서 복장과 태도를 갖추게 한다. 학생들은 등교할 때 승무원 유니폼과 비슷한 형태의 세미 정장 차림을 하고, 5cm정도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머리카락을 하나로 모아 높이 올려 묶어야 한다. 또 교수가 수업시간에 이름을 불렀을 때 미소를 띠고 대답하지 않으면 태도 점수에서 감점을 받을 정도로 ‘미소의 생활화’를 시행하고 있다. 이 학과장은 “머리끝에서 발끝은 물론 뼈 속까지 능력을 갖춘 승무원을 키워내고 있다”며 “이런 노력 덕분에 2015학년도 졸업생 190명 중 117명이 항공사에 취업할 정도로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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