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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맵-부산] 한국전쟁 때 서민들 애환 … 부산 초량동 가면 들린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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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이바구길.

초량이바구길, 옛 골목길의 매력

판자촌에서 관광 명소로. 부산 초량동의 역사는 드라마 한 편이 따로 없다. 초량동은 한때 부산에서 가장 낙후한 동네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전쟁때 산비탈에 형성된 판자촌이 바로 초량동이었다. 하나 지금 초량동은 부산을 찾는 관광객들의 새로운 놀이터다. 대단한 관광지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걷고 또 걷는다. 산길에 난 산복도로를 따라, 언덕배기에 다닥다닥 붙은 집 사이를 걸으며 부산의 풍경뿐 아니라 역사와 삶까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초량이바구길 │ 옛 골목길의 매력

초량이바구길은 부산역 광장을 출발해 담장갤러리~초량초교·초량교회~동구 인물사 담장~이바구충전소~168계단~김민부전망대~이바구공작소~장기려 더나눔센터~유치환의 우체통~까꼬막 등을 둘러보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코스다. 1.5㎞로 구석구석 구경거리가 많아 한나절 나들이 코스로 좋다. 골목길 담벼락을 캔버스 삼아, 부산 산복도로의 대표적인 풍경과 글귀, 인물사를 전시해 놓은 담장갤러리가 이바구길을 더 풍요롭게 해준다. │ 동구 초량이바구길

유치환의 우체통 │ 1년 뒤 전해지는 느린 편지

초량동 이바구길 산복도로에 청마(靑馬) 유치환(1908~1967)의 기념관이 있다. 이름 하여 ‘유치환의 우체통’이다. 2층에는 청마를 기리는 전시실, 3층에는 하늘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느린 우체통이 설치돼 있는데, 이 우체통에 넣은 편지는 1년 뒤에 배달된다. 우체통 앞으로 부산항 앞바다와 북항대교가 보이고 뒤로는 산복도로의 비탈진 달동네가 보여 출사지로도 이름 높다. 2층 전시실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 │ 동구 망양로 580번길 2, 051-469-9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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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꼬막 │ 폐허에서 게스트하우스로

초량이바구길 중턱에 자리 잡은 까꼬막은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공간이다. 폐허로 방치된 공간을 주민들이 가꿔 게스트하우스로 개발했다. 이곳엔 카페와 전망대도 마련돼 있다. 까꼬막 카페는 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운영 중인데,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는 마을 어르신들이 손수 커피를 내려 준다. 게스트하우스는 하루에 4인 기준 5만원에 이용할 수 있다. 주말에는 이용하려는 이들이 많아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 동구 망양로 596번길 18, 070-7333-9195

장기려 기념 더 나눔센터 │ ‘한국의 슈바이처’를 만나다

고 장기려(1911~1995) 박사를 기리는 공간이다.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장 박사는68년 초량동에 국내 최초의 민영 의료보험 조합인 ‘청십자 의료협동조합’을 열었다. 이는 89년 국민 의료보험 제도로 발전했다. 더 나눔센터는 2층 규모로, 장 박사의 유품과 사진, 영상물로 봉사의 일생을 살펴보는 전시관, 동화책 도서관, 건강나눔센터 등 6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무료. 오전 9시~오후 6시. │ 동구 영초윗길 48 더나눔, 051-468-1248

왼쪽, 1960년대 부산 동구 초량동 일대.[사진 부산 동구청]

오른쪽, 1970년대 부산 동구 초량동 초량 갈비 골목 입구.[중앙포토]

이바구 공작소 │ 초량이바구길이 처음이라면

초량이바구길 여행을 안내하고, 각종 자료를 전시하는 일종의 관광 센터다. 이곳엔 관광책자를 얻으려고 들렀다가, 한동안 머무르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 그만큼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1층은 사진·영상 등을 통해 과거를 돌아보는 전시관과 야외 휴식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2층에는 다양한 전시·교육 행사가 벌어지는 ‘창조의 공간’을 비롯해 영상실·안내 센터가 있다.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무. 무료. │ 동구 망양로 486번길 14-13 051-468-0289

이바구충전소 │ 비탈길 오르다 힘들면 잠시 쉬어 가세요

이바구충전소는 초량이바구길을 찾는 관광객들의 쉼터다. 관광 안내를 받을 수 있고, 하룻밤 묵어갈 수 있는 방도 3개나 있다. 1인(도미토리형) 1만5000원, 2인실은 3만원일 정도로 숙박비가 저렴하다. 대신 예약을 서둘러야 한다. 방 안에서 북항대교 등을 볼 수 있을 만큼 전망이 좋다. 이바구충전소에서는 마을 주민들의 손맛도 경험할 수 있다. 직접 담근 ‘6·25 막걸리(2500원)’ 등 전통 음식을 판매한다. │ 동구 영초윗길 25 051-467-7887.

김민부 전망대 │ 부산항이 한눈에

‘일출봉에 해 뜨거든∼’으로 시작하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의 작사자 김민부(1941∼1972) 시인의 이름을 딴 전망대다. 이곳에 서면 다닥다닥 붙은 산복도로 동네 주택들을 배경으로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시인의 대표작인 ‘기다리는 마음’ ‘석류’ 등의 시가 새겨진 벽화가 곳곳을 장식하고 있고, 간단한 음료를 파는 매점도 마련돼 있다. 해 질 녘 풍경을 감상하기 위해 찾는 관광객이 많다. 168계단 위에 있다. │ 동구 영초길 197번길

168계단 │ 이바구길 최대 난코스

이바구 정거장, 김민부 전망대, 장기려 더 나눔센터 등 산복도로 주요 관광지로 가려면 이 험난한 계단을 오르내려야 한다. 계단 168개, 경사는 33도에 달한다. 폭도 좁다.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가파르고 통행이 불편한데, 이 불편함이 되레 관광객들에겐 이색적인 추억거리가 되고 있다. 계단 아래에 마을에서 운영하는 ‘168 도·시·樂(락)국’이란 식당이 있다. 시락국(3500원)과 도시락(4000원)을 비롯해 원두커피(1500원) 등을 판매한다. │ 동구 영초길 197번길, 051-714-2619

초량 돼지갈비 │ 골목 양념 돼지갈비+백김치 일품

초량 돼지갈비 골목은 1960년대 후반에 형성됐다. 지하철 초량역 인근, 초량 오거리 쪽에 돼지갈비 전문 식당이 20여곳 늘어서 있다. 과거엔 부산항을 오가던 부두 노동자들이 주된 손님이었는데, 요즘은 가족 단위 외식족과 관광객이 대부분이다. 초량 돼지갈비는 이틀 정도 숙성시킨 양념 돼지갈비를 구워, 백김치에 싸 먹는 게 특징이다. ‘남해집(051-468-3075)’ ‘은하갈비(051-467-4303)’ 등이 맛 집으로 꼽힌다. │ 동구 초량로(초량 오거리 부근)

차이나타운 │ 365일 맛있는 향이 폴폴

부산역 앞 큰 도로를 건너 한 골목만 들어가면 이국적인 분위기의 차이나타운이 펼쳐진다. 이곳에선 늘 맛있는 향이 풍긴다. 고급 중식 요리부터 만두 요리, 추억의 공갈빵, 하얀 짬뽕 등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상해문, 동화문, 아치문, 패왕별희 동상, 삼국지 벽화 등 구석구석 중국풍 조형물도 볼거리다. 매년 9월 이 일대에서 ‘부산 차이나타운특구 문화축제’가 열린다. │ 동구 중앙대로 179번길 1

장성향 │ ‘올드보이’ 그 군만두

부산 차이나타운을 대표하는 중화요리집이다. 맛도 맛이지만 영화 ‘올드보이’ 속 군만두를 빚은 식당으로도 유명하다. 영화 개봉 뒤 국내뿐 아니라 미국·일본 등 해외 관광객들이 찾을 만큼 특수를 누리기도 했다. 장성향 군만두(6000원)는 당면·두부 등을 넣는 한국식 만두와 달리 고기 육수를 넣어 먹을 때 육즙이 입 안에 퍼지는 게 특징이다. 달걀 프라이가 올라간 짜장면(6000원)도 별미다. │ 동구 대영로 243번길 29, 051-467-4496

신발원 │ 중국식 주전부리의 모든 것

차이나타운 만두집으로는 신발원도 빠질 수 없다. 이곳에서는 고기만두·물만두 외에 월병·공갈빵·팥빵 등 다양한 중국식 주전부리를 판다. 만두(5000원부터)는 일일이 손으로 빚는데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이다. 덕분에 언제 가도 금방 쩌 낸 졸깃한 만두를 맛 볼 수 있다. 주전부리 가운데는 월병·공갈빵·꽈배기(1200원)가 인기다. 화요일 휴무. 오전 11시30분~오후 8시. │ 동구 대영로 243번길 62, 051-467-0177

부산역 │ 100년 역사 자랑하는 교통 요지

국내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철도역 가운데 하나. 1905년 ‘초량역’으로 영업을 시작해,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서울 방면 KTX· ITX-새마을·무궁화호를 이용할 수 있다. 부산역 2층에 철도 회원을 대상으로 한 멤버십 라운지가 있다. 컴퓨터, 유·무선 인터넷, TV·도서·휴대전화 충전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한다. 부산역에는 ‘여성 전용 휴게 공간’도 마련돼 있다. 야외에 너른 광장과 광장분수대가 있다. │ 동구 중앙대로 206 부산역사, 1544-7788

이바구자전거 │ 산복도로 달리는 세발자전거

부산 동구 산복도로를 달리는 관광 자전거다. 이바구자전거는 시속 15㎞까지 낼 수 있는 3인승 전동 세발자전거다. 문화 해설이 가능한 지역 어르신이 운전을 맡아 부산에 엮인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초량동 일대를 누빌 수 있다. 운행 코스는 부산역을 출발해 백제병원·남선창고터·한중우호센터·이바구충전소·이바구 공작소 등이다. 초등학생 7000원, 청소년·어른 1만원. 오전 10시~오후 4시. │ 동구 망양로486번길 14-13, 051-468-0289

* 5월 Jtravel 시티맵 코너는 부산 초량동의 명소를 보다 다양하게 소개하기 위해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의 여행서 『훌쩍떠나 부산』을 바탕으로 꾸몄다.

글=백종현 기자 jam1979@joongang.co.kr
그래픽=김일환 kh0329@joongang.co.kr
사진= 중앙포토 rhkorea · 각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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