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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세척 안 하면 세균 뿜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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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겨울철에는 가정과 사무실 등에서 가습기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노약자와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하루 종일 가습기를 틀어 놓기도 한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지만 제대로 세척하지 않으면 가습기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가정에서 사용되는 가습기 53대와 주부 2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가습기 10대 가운데 3대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성 세균 및 알레르기 유발균이 검출됐다. 또 주부 10명 가운데 7명이 '일주일에 한 번 또는 그 이상'에 한 번씩 가습기를 세척하는 등 자주 세척하지 않아 가습기 내부 오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성 세균 검출은 가습기 종류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초음파를 이용해 물을 수증기로 만들어 분사하는 초음파식 가습기는 조사 대상의 41.4%(29대 가습기 중 12대)에서 병원성 세균이 검출됐다. 세균은 진동자와 물통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초음파식과 가열식을 합친 복합식 가습기의 경우 35.7%에서 세균이 나왔다. 가열식과 마찬가지로 진동자와 물통에서 주로 검출됐다.

반면 물을 끓여 분사하는 가열식의 경우 조사 대상의 10%에서만 병원성 세균이 검출됐다. 진동자 부분에서는 세균이 나오지 않았고 물통에서만 세균이 나왔다. 가열식의 경우 물을 끓여 분사하는 만큼 세균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상 위험 등의 단점이 있다. 소비자보호원에 지난 5년간 접수된 43건의 가습기 안전사고 가운데 72.1%인 31건이 화상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통이 넘어지거나 수증기가 분사되는 부문에 신체를 접촉해 화상을 입는 사고다. 특히 화상 사고의 94% 가량이 6세 이하의 어린이 사고였다.

소비자보호원 위해분석팀 서정희 수석기술위원은 "모의 실험 결과 2일마다 물을 교환하고 진동자.물통을 세척할 경우 몸에 해로운 미생물이 98.8%까지 감소했다"며 "물을 매일 갈아주고 진동자와 물통은 이틀에 한 번씩 부드러운 천이나 스펀지 등으로 세척해 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진동자에 세균이 많이 생기므로 어느 부분 보다 더 자주 청소해야 한다"며 "세척이 귀찮을 경우는 차라리 젖은 옷을 걸거나 실내 화초에 물을 많이 주는 등 자연가습을 하는 것이 질병 예방을 위해 좋다"고 덧붙였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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