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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건강한 임신④ 4~6개월 때 관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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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개월을 넘어서면 중기에 들어선다. 배가 볼록하게 나와 그제야 좀 임신한 태가 난다. 아기도 기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시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 허리 통증·배 뭉침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소화장애·현기증·변비 같은 각종 불편함이 생긴다. 중앙일보 라이프 트렌드가 마련한 건강한 아기와 엄마를 위한 단계별 출산 가이드 네 번째로, 임신 4~6개월(13~24주) 관리법에 대해 정리했다.

오이·셀러리로 수분 보충해 변비 예방해야

임신 13주가 넘으면 태아가 모체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유산의 위험이 어느 정도 줄어든다. 5개월이 되면 소리를 듣고 6개월에는 표정을 짓는다.

엄마는 골반에 있던 자궁이 점차 위쪽으로 올라간다. 방광의 압박이 덜해져 소변이 자주 마려운 증상은 줄지만 자궁과 골반을 연결하는 인대가 늘어나 허리가 아프다.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잦은 어지럼증 … 일어날 때 조심

혈액이 자궁으로 몰리면서 어지럼증도 생긴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암 교수는 “갑자기 일어나거나 자세를 바꿀 때 현기증을 많이 느낀다. 조심조심 일어서고 갑자기 몸을 움직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호르몬 분비 변화로 ‘임신성 소양증’도 나타난다. 발진은 없고 가렵기만 하다. 김 교수는 “임신부의 1~2%가 겪지만 시원한 치료법이 없다. 매일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고 순면 옷을 입는 게 그나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기 임신부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불편함은 치질이다. 임신 18주 무렵에 많이 나타난다. 김 교수는 “커진 자궁이 직장(直腸·대장의 최하부, 항문과 이어진 부분)을 압박해 정맥이 부풀어 오른다”며 “항문 주변이 따끔거린다. 치질이 있는 임신부가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좌욕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병원에서 연고를 처방받아 쓸 수도 있다. 그 밖에 부종(자궁이 커져 정맥을 압박해 하반신 혈액순환이 안 돼 생김)이나 정맥류(종아리 혈관이 튀어나오는 현상), 소화불량, 변비 같은 증상이 임신 중기에 많이 생긴다.

임신 중기에는 혈액량이 평소의 2배로 증가한다. 하루 30㎎의 철분제를 복용한다. 하지만 흡수율이 10% 전후로 매우 낮다. 김 교수는 “비타민B군을 함께 섭취하면 흡수율을 올릴 수 있다. 단백질을 같이 섭취하면 피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홍차나 녹차의 타닌은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식사 전후 1시간 이내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임신 5개월부터는 태아의 뼈가 단단해진다. 칼슘 섭취에 유의한다. 태아에게 필요한 칼슘은 하루 30㎎ 정도로 임신부 필요 칼슘의 2.5%에 불과하다. 영양제보다는 음식으로 섭취하려고 애쓴다. 치즈·유제품·잎채소·뼈째 먹는 생선 등에 칼슘이 많다. 하지만 흡수율이 20% 정도로 매우 낮다. 쇠고기·돼지고기 같은 동물성 단백질과 함께 먹으면 흡수율이 올라간다.

지방 섭취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생선·견과류 등에 든 오메가3 지방산을 섭취해야 한다. 삼겹살·피자 등 동물성 지방은 태반을 통과하지 못할뿐더러 엄마의 피하지방에 쌓여 비만의 원인이 된다.

극심한 요통 … 왼쪽으로 누워 휴식

푸른 잎 채소도 잘 챙겨 먹는다. 자궁이 대장과 위를 압박해 운동성이 저하되므로 변비에 걸리기 쉽다.

김 교수는 “양배추·고구마·버섯·사과·바나나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이 변비에 좋지만 물을 그만큼 보충해 주지 않으면 변이 굳어 나오지 못해 오히려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물만 많이 마시면 몸이 부을 수 있으므로 수분이 많은 오이·토마토·셀러리·파프리카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시기엔 자궁이 커지면서 허리에 힘이 들어가 요통도 생긴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한다. 휴식은 가능한 한 누워서 취한다. 왼쪽으로 몸을 돌려 누워야 혈액순환이 덜 방해된다. 적당한 운동은 출산에 필요한 근육을 단련한다. 가벼운 산책 정도가 적당하다.

글=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참고 서적=<임신·출산 육아 대백과>, <첫 아이 임신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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