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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고위당국자 "5.24조치, 풀 생각 있으니 북측과 대화하자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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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고위당국자가 17일 기자들과 만나 5.24 대북제재 조치와 관련해 “풀 생각이 있으니 북측과 대화하자는 것”이라며 “5.24 조치는 북한의 정치군사적 문제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큰 문제인데, 그런 부분도 협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 말했다.

이날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연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4월 지나 남북관계 성과를 기대한다”며 “북한도 좀 더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반발해온 한미연합 독수리 훈련이 24일로 종료되는 것과 관련 남북관계 돌파구가 기대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고위당국자는 북한을 당국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는 방안에 대해선 “멍석을 나름대로 깐다고 깔았는데, 솔직히 이 정도 깔았으면 나올 만 한데 왜 안 나오나라는 생각도 한다”며 “새로운 멍석이 없는지 계속 생각하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당국자는 또 통일부 장ㆍ차관 방북 등을 포함해 “가능한 무엇이든 해봐야 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해 모든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 접촉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신뢰프로세스의 성과가 없다는 비판에 대해선 “가동이 되고 있는 건 분명하다”며 “중요한 건 우리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분명히 알리고 작은 것부터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개성공단이 북한의 일방적 최저임금 인상 요구로 갈등을 빚고는 있지만 2013년처럼 장기 폐쇄 상태로 비화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최저임금 인상요구와 관련해 그는 “임금 문제는 개성공단의 핵심 문제”라며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이후 여파가 굉장히 클 수 있기에 정부가 신경을 많이 쓰고 북한과 협력해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 중 일부가 공장 가동을 위해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솔직히 그 부분을 걱정하고 있다”며 “당국자들이 기업 관계자와 계속 만나 협조를 요청하고 있으며 그런 협조를 더 원활하게 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남북 양측이 합의한 최저임금 인상 상한선인 5%를 넘는 5.18% 인상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3월 임금분 지급 기한은 20일로 사흘밖에 남지 않았다.

이 당국자는 또 민간차원의 6.15 선언 남북공동행사 서울 개최 추진과 관련해선 “정치적 성향이 강한 민간 교류는 조금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정치적 부분이 없어진 민간교류 차원 행사라면 정부도 (승인을) 긍정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와 관련, “인도지원 단체들이 대북지원을 하려면 대북지원 사업자로 지정돼야 하는데, 지정 요건이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며 “요건을 완화해 많은 단체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민간 교류가 활성화되는 방안을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밝혔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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