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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성완종 알지만 특별한 관계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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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반기문 대망론’의 배후로 거론된 이유 중 하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 기상(69)씨가 경남기업 상근 고문으로 재직했기 때문이다. 금융권 출신인 반씨는 2008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7년 가까이 경남기업에 근무했다. 성 전 회장은 숨지기 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반기문하고 가까운 건 사실이고 동생이 우리 회사에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반기문을 대통령 만들겠다고 적극적으로 한 게 아니다”며 억울해했다.

 당사자인 반기상씨는 16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과 반 총장의 관계에 대해 “충청포럼에서 두 사람이 활동한 것은 맞지만 수천 명이 함께 만나는 자리였다”며 “성 전 회장이 형을 모시거나 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반씨는 또 “성 전 회장이 반기문을 대권주자로 민다는 소문이 왜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퍼뜨리는지 경위를 파악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죽음과 관련해 반 총장에게 연락을 취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반씨는 “성 전 회장이 회사에 자주 오지 않아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고 형(반 총장)에 관한 말을 나눈 적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형제가 함께 활동하는 것이 모양새가 이상해 나는 충청포럼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했다.

 반씨는 자신이 경남기업 고문으로 영입된 데 대해 “같은 충청도 사람으로 젊은 시절부터 알고 지낸 성 전 회장의 권유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당시 성 회장이 “건설회사라 금융이 약하니 해외 금융 관련 자문을 맡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다만 반 총장과 형제라는 점이 일부 작용했을 것이란 점은 암시했다. 반씨는 “고문으로 간 직후인 2009년 1월 경남기업이 워크아웃(재무 구조개선 작업)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아, 이래서 나보고 와 달라고 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잘나가는 회사는 그렇게 고문을 영입하지 않는다”며 “왜 관피아, 관피아 하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반기문 총장은 16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워싱턴DC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번 사안은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성 전 회장을) ‘충청포럼’ 등 공식 석상에서 본 적이 있고 알고 있지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반 총장은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사무총장 일로 바빠) 그럴 여력도 없다”며 “이런 입장을 이전에도 분명히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게 또 나와 당혹스럽다”고 강조했다.

전영선·강태화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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