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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이준구 강의, PC·모바일로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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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소설 『영원한 제국』의 작가인 류철균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필명 이인화)는 올 9월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 수업을 타 대학생과 일반인에게 PC나 모바일로 공개한다. 미시경제학의 대가로 손꼽히는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도 누구든 들을 수 있다. 해외 명문대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무크(MOOC·Massive Open 0nline Course, 온라인 공개강좌)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학도 소속 교수의 명강의를 외부에 제공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16일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 따르면 9월부터 운영하는 한국형 무크엔 국내 10개 대학이 참여해 총 27개 강좌를 제공한다. 류철균 교수의 강의는 타이타닉, 유주얼 서스펙트, 반지의 제왕, 올드보이 등 총 6편의 영화에 활용된 이야기 구조를 분석한다. 류 교수는 “1학기엔 300명 넘게 수강 신청했지만 강의실 형편상 100명만 가능했으나 무크를 통해 더 많은 학생이 듣고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강의는 인문교양에서 이공계 전공까지 다양하다. 김양한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동역학’ 강의를 진행한다. 세계 최대의 무크 서비스 ‘코세라(Coursera)’로 제공된 김 교수의 음향학 강좌는 현재까지 총 1만5000여 명이 수강했다. 세계 최초로 밍크고래의 ‘이동성 유전인자’를 규명했던 김희수 부산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생명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하는 ‘생명의 프린키피아’를 진행한다.

 단순히 강의만 듣고 끝나는 게 아니다. 학점으로 인정하는 대학도 있다. 고려대는 9월부터 학교 측이 제작한 국내외 무크 강좌를 이수한 재학생이 학교에서 정한 별도의 오프라인 시험을 통과하면 정식 학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김규태 고려대 교수학습개발원장은 “강의는 국내외 무크 강좌로 대신하고 오프라인 수업은 토론·실습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학칙을 고쳤다”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자체 제작한 무크뿐 아니라 타 대학이 제공하는 한국형 무크 수강자에게도 학점을 인정할 계획이다. 조일현 이대 교수학습개발원장은 “한국형 무크 외에도 심사 결과 콘텐트가 우수하고 학습량이 충분하다고 판단된 국내외 무크 강좌에 대해선 학점을 인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무크(MOOC)=수강자 수의 제한이 없는 대규모 강의(Massive)로, 수강료를 받지 않고(Open) 인터넷(Online)으로 제공되는 교육 과정(Course)을 뜻한다. 2012년 미국에서 시작돼 영국·프랑스·독일·중국 등으로 확산됐다. 코세라·에덱스(edX) 같은 무크 사이트에 접속하면 하버드대 등의 명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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