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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로 맛보세요, 연극의 참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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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정통 연극을 제대로 보여주겠다.”

 김동석(57·사진) 부산국제연극제(BIPAF) 집행위원장은 다음달 1~10일 열리는 국제연극제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수많은 연극이 무대에 오르지만 대부분 현대극과 희극에 치중돼 있다”며 “관객들에게 고전 명작을 주제로 한 정통 연극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이번 연극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12회째인 부산국제연극제의 올해 주제는 ‘웰컴, 셰익스피어’. 초청작 6개국 여섯 작품 모두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극화했다. 개막작은 말괄량이 길들이기, 폐막작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맥베스·햄릿·템페스트 등도 선보인다. 한국 외에 러시아·이탈리아·프랑스·미국·체코에서 참여한다.

 -올해 연극제의 특징은.

 “국내 연극계에선 가벼운 코믹극을 많이 만든다.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관객도 있지만 연극 매니어는 크게 반기지 않는 장르라 할 수 있다. 최근엔 순수 연극, 깊이 있는 연극을 원하는 관객이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작품을 선정하는 프로그래머와 회의 끝에 ‘관객에게 진짜 연극의 맛을 보여주자’며 고전 명작 연극을 들고나왔다.”

 -왜 셰익스피어인가.

 “연극의 주제는 국가와 문화에 따라 호불호가 갈린다. 하지만 셰익스피어는 다르다. 시대를 넘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가는 셰익스피어뿐이라고 생각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연극을 하는 전통 극단도 많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같지만 연출가 성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올해 주제를 셰익스피어로 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초청작이 지난해 10개 작품보다 줄었다.

 “완성도 높은 연극을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 작품 수를 조정했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세트 제작, 무대 소품, 항공 운반 등의 비용이 많이 든다. 배우가 많으면 숙박비 등 부대비용도 늘어난다. 작품 수는 적지만 올해는 지난해 3억원보다 많은 4억원을 들여 수준 높은 연극을 준비했다.”

 -작품 선정은 기준은.

 “일단 작품 수준이 높아야 한다. 프로그래머들이 프랑스·영국 등 해외에 나가 다양한 연극을 보고 초청 여부를 결정했다. 직접 볼 수 없는 연극은 극단에 e메일을 보내 촬영 영상을 달라고 요청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직접 보고 결정했다. 현지 반응과 평가도 살펴봤다. ”

 -올해 추천작은.

 “딱 하나를 꼬집어 얘기할 순 없지만 특색 있는 작품이 있다. 러시아 발틱하우스의 ‘맥베스’는 전라 장면이 있다. 그래서 19금 딱지가 붙는다. 미국 캠트 극단의 ‘마리오네트 햄릿’은 햄릿을 인형극으로 재구성한 작품이어서 어린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다. 초청작 모두 관람을 추천하고 싶다.”

 부산국제연극제는 초청한 6개 작품 공연 외에 해외 진출권을 놓고 국내 극단이 경쟁하는 ‘고 월드 페스티벌(12작품)’, 자유참가작인 ‘다이나믹 프린지(20작품)’로 나뉘어 진행된다. 부산문화회관과 부산시민회관, 부산시내 4개 소극장, 광안리 해변무대 등에서 공연된다. 연극제 홈페이지(www.bipaf.org)에서 일정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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