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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 검찰 수사에 삐그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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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동국제강의 브라질 제철소 건설(CSP 고로제철소 건설 사업)이 이 검찰 수사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세아라 주에 제철소를 건설하면서 총 사업비 54억6000만 달러(5조9460억원) 중 30억 달러 가량을 국내외 은행에서 장기 차입을 통해 마련하려 했으나 최근 차입 계약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16일 “차입과 관련해 당초 합의했던 은행들이 최근 계약을 연기하자는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회사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공시까지 마무리 했는데 최종 서명을 앞두고 금융권에서 재검토를 요청해 와 곤혹스럽다”며 “검찰 수사가 직간접적으로 금융권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주단은 한국수출입은행과 브라질경제사회개발은행(BNDES)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국제강은 이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기 때문에 사업이 좌초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CSP제철소는 동국제강과 포스코(20%)가 브라질 발레(50%)와 손잡고 건설 중인 연산 300만t급 고로제철소다. 이 제철소가 예정대로 내년 상반기 중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원료 비용 절감 등으로 동국제강은 연 1000억원 이상의 수익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매출액 6조6909억원, 당기순손실 1184억원을 기록하며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도 올해 1월 브라질 현지에서 열린 고로 연와 정초식에 본인이 직접 참석해 이 사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당시 장 회장은 고로 축조에 사용될 내화 벽돌에 “꿈이 현실이 되어 세계에서 제일 가는 공장”이라는 서명을 적어 넣으며 이 사업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었다. 철강업계에선 이 사업이 좌초될 경우 동국제강의 대외 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현지 하도급 업체 및 연관 업체들의 연쇄 도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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